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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혜 May 30. 2021

조까 나는 내 갈길 간다.

공개적으로 다가 욕 좀 해도 되겠습니까?

1. 나는 어릴 때부터 말이 없는 편이었는데  말이 무엇이냐 함은  감정에 대한 표현이었다.

이것은 타고난 거 같기도 한데, 10년 전 아이 둘 연년생을 자연분만으로 출산하면서 죽을 거 같이 아픈데도 소리 한번 안 내었던 일화가 그중 기억에 남는다.

왜 그런 걸까?

생각나는 기억으로는 분만 시 아이도 힘든 걸 느끼고 매우 스트레스를 받아한다는 교육을 받아서 그랬던 기억이 나고..

그다음엔... 타고난 거지 뭐.

그렇다고 스스로 싫은 것은 아니고 꽤 만족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다.


 부처님 예수님도 답답해서 수행한  

아니겠습니까?




2. 그리하여 요샌 1. 에 대해 생각을 조금 해봤고 나란 사람은 힘들수록 더 안으로 삼켜내는 느낌이 든다고.. (그래서 폐에 결절이란 게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할 말을 다 하면 편한가?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불편하고 하루 종일 그 불편함이 떠나질 않는다.

결국은 태어난 데로 사는 게 편하다. 이희문의 나팔바지처럼 말이다. 각설하고 아무튼 소심한 나는 할 말을 딱딱하는 사람에 대해 대리 만족을 느끼곤 했는데, 어릴 땐 그들과 친구도 했지만 성향이 맞지는 않는지,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러다 한해 한해 취향이라는 게 생겨나면서는 인간관계보다는 전시를 보고 음악 듣고 영화를 본다.  독립영화나 인디밴드를 유독 또 좋아하는데, 그들이 표현하는 것. 규제나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창작물을 보면, 해야 할 말도 못 하는 나에게 후련함과 더불어 묘한 쾌감을 준다.




3. 작년에 코로나로 센터 전체가 휴관을 했고 나는 텅 빈 시간 동안 한 게임을 하게 됐었다. 그건 좀비 게임으로 광고해 유저들을 낚아대는 전쟁게임이었는데 한참 하다 지금은 안 하게 됐지만, 그때 알게 된 몇 분과 아직도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 한 분이 보내준 기프티콘으로 스타벅스에 갔다.

샐러드와 아메리카노를 교환해서 나오며 오늘 건강하게 한 끼 해결했다 하면서, 갑자기 내 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현재, 회사에 소속되어있지만 수업은 아직 할 수가 없어 백수의 처지인 것이다.

다행히 회사에서 일정의 월급을 지급해 주지만 그것으로는 며칠밖에 인간답게 살 수가 없는 것이라.

한 달이란 기간에는 좀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당장 돈 없어 굶는 사람의 일이 남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이번엔 책 정리 일일 알바와 하루짜리 단기 알바를 잡게 되었는데 엄마는 아무것이나 다 하라고 했지만 ,

코로나 이후 1년간 수련은 했지만 제대로 수업은 못하다 보니 요가 수업으로 대타를 뛰기에 자신감도 떨어지고 대면이라 불안함이 있어 핑계를 대고 안 하였다.

그리고 회사에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해서 그런지 알바는 최대한 말 안 하고 사람 응대 없고 단순 노동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뭐 뜻대로 알바를 구했고, 마음은 편해진 하루 되었다.




4.  생각을 하다 보면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럴 때는 요가고 나발이고 현실을 직면하는 무게는 무겁다.

그래서 답답해 , 욕 한번 시원하게 하면 나아질까?

싶었다.

결국은 또 다른 사람이 대신 표현하는 것을 즐겼는데, 저번 주 김오키 감독님의 "다리밑에까뽀에라" 영화가 생각났다.


그는 GV에서 SNS를 까는 거라 했다.

그중에도 인스타. 나는 인스타를 하면서도 왜 이렇게 속 시원 한지. 어쨌든 나도 인스타를 하고 있고 이용하는 게 사실이지만, 피곤해지기 싫어서 함구하는걸 신랄하게 비판해 주니까 속 시원하니 묘하게 좋았다.


또 몇 개가 있는데 꼽자면 조현민 감독님의 "종말의 주행자". 그리고 김기범 감독님의 "악마를 보았다"(독립영화) 작년 이맘때쯤 낫띵 벗 필름의 상영회에서 보게 되었는데 나는 그 두 영화 또한 정말로 사랑해.


너무나 명작이고 영상기법 또한 세련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주성치를 또 좋아하고 그러니까... 그런 어색하고 날것의 느낌과 은근히 뼈 때리는 대사들을 좋아하는데 보통 그런 걸 B급이라 부르나 보다.


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지만 남들이 B급이라고 해도 내가 보기엔 명작이다(쒸익 부들) 이거지.

아 근데 만드신 감독님이 그렇다고 할 수도 있으니 그러면 그런 걸로.....


그리고 역시 GV에서 조현민 감독님한테 반해버려서... GV란 얼마나 좋은 제도(?) 인가....

김기범 감독님도 너무 보고 싶었는데 못 봐서 아쉽다.

(실제론 봐도 암말도 못하고 인사조차 못하는 소심 쟁이면서)


아무튼 종말의 주행자도 오늘따라 너무 보고 싶었는데 역시 볼 데가 없다. 그냥 예고편 보고 맘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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