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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사가 신효인 Oct 19. 2024

너는 연락을 이런 식으로 하냐?!

작사 업무 연락 답장하는 법. 연락 취하는 법.


안녕하세요.

작사가 신효인입니다 :)


계절이 책장 넘기듯 확 바뀌었어요. 갑자기 가을이네요. 가을 너 지각이에요 지각. 단풍도 두고 오시고. 서운해.


그렇지만 반갑고 좋네요. 건강히 잘 지내시죠?


브런치에는 작가가 볼 수 있는 '인사이트 페이지'가 있어요. 독자 유입 경로와, 유입 검색어 등 여러 데이터를 보여줍니다. 인사이트를 보니, 최근 들어 부쩍 '작사 답장'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제 브런치에 닿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어떤 도움이 필요하셨을까'하는 생각으로부터 이 글이 출발하였습니다.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사 의뢰 유형 별 응대 방법을 나눠보고자 해요. 제가 의뢰인과 실제로 주고받은 메세지를 참고해 샘플을 만들어, 글에 첨부하였습니다.


저는 작사 의뢰를 아래 세 가지 방법으로 받아보았어요.


1. 인스타그램 DM
예시 사진


이렇게 보통 연락망이 들어있는 메세지를 받아요. 핸드폰 번호를 주시면 카카오톡(데이터를 주고받기 용이하기에)으로, 이메일 주소를 주시면 이메일로 회신을 드립니다. 회신 내용은 아래 2, 3번에서 보여드릴게요.



2. 카카오톡

핸드폰 연락처가 공유된 관계인 경우, 대부분의 프리랜서 작가 컨택은 카카오톡으로 진행되어요. 가장 빈번한 루트.


예시 사진


위처럼 서로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작업물들이 오갑니다.


저는 시안을 보낼 때, 시안만 보내지 않아요. 구체적인 요청 사항이 의뢰 내용에 있었다면 그것들을 어떻게 반영하여 작업했는지, 자유 작업이었다면 왜 그렇게 가사를 썼는지 적어서 시안 파일과 함께 보냅니다.


누가 이렇게 하라고 알려준 건 아니었어요. 아무것도 몰라 모든 게 조심스러운 병아리 작가 때, (제가 엄청 소심하거든요. 인사말 하나 적는 것도 백 번 고민하는 편.) 무슨 멘트와 함께 시안을 드리면 될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시안을 받아보는 입장이라면..'이라고 생각을 해봤죠. '이런 예의와 성의를 갖춰 보내는 게 좋겠다.'라는 판단이 서서 위처럼 보내기 시작했고, 그게 몇 년 동안 굳어져 저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작가님께서도 이렇게 하시라는 건 절대 절-대 아니고요. 잘 모를 때, 모든 게 서툴 때 참고할 만한 예시가 있으면 좋을 거란 생각에 공유합니다. 저렇게도 해보고, 이렇게도 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방식이 생길 거예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셔요. 답장에 꼭 포함해야 하는 내용(혹은 자료)과 예의, 성의를 갖추었다면 어떤 스타일이든 크게 문제 될 건 없을 거예요.



3. 이메일

이메일은 보통, 사전에 미팅이나 전화를 통해 이야기된 내용과 데이터를 정리해서 보내주실 때 많이 쓰이는 방법이에요. 이메일로 첫 컨택이 오는 경우도 간혹 있긴 해요. 제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기재된 주소를 보시고서 이메일을 쏴주신 분도 계셨고, 브런치 프로필 속 '제안하기' 기능을 통해 의뢰를 주신 분도 계셨어요.


예시 사진.


작사 학원/퍼블리셔에서 뿌리는 식으로 작가들에게 의뢰를 돌리는 이메일도 위와 유사합니다.


Side note,

'작사 학원'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난 것 하나.


저는 작사 학원을 다녀보질 않아서 제 피셜은 아니고 동료 작가님 발 정보인데, 카카오톡 단체 방에서 공지를 쏘고 클라우드 링크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작사 학원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참고!


이메일 회신은 아래와 같이 보냅니다. 카카오톡 회신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실제 저의 회신 메일 캡쳐본입니다. 주요 내용은 가렸습니다.




시안을 제출하고 나면 저는 그 시안을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흐음...

'잊어버리려고 하는 편'이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내 시안이 채택될까? 되면 좋겠다!


설레발치고 호들갑 떤 적도 있었죠. 그런데 저는 마음이 떠있으면 집중이 잘 안 되는 편이라, 다음 일을 위해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려 애를 쓰곤 했고 그게 이제는 기본값이 되었어요.


보통은 그러는데 유독 한 시안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마음 한편에서 계속 품고 있더라고요 제가. 그 시안이 저의 안에서 계속 작게 팔딱팔딱 뛰는 느낌이었어요.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OST였는데, 드라마 방영이 시작되니 팔딱임이 좀 커졌어요.


내 시안 됐나..? 아닌가..


예전에 녹음 마치고서, 발매 직전에 제 시안이 채택된 걸 안 적이 있거든요. 그 경험을 끌어다가 저도 모르게 기대를 하고 있더라고요.


원래 의뢰해 주신 분께 제 시안 채택되었냐고 먼저 안 물어봐요. 소식 주실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요. 왜냐하면, 워낙 바쁘신 거 잘 아니까.. 그리고 다른 작가님들에게서도 시안을 받아보신다는 걸, 채택 확률 보다 그 반대가 훠-얼씬 높다는 걸 잘 아니까.. 스스로에게 '성가시게 굴면 안 돼! 의젓하게 기다려~' 하는 편. '만약에 내 시안이 탈락된 거면!! 기대하면서 묻는 나한테 그 소식을 전하시면서 얼마나 맘이 안 좋으실까..! 그냥 조용히 있어보자.' 싶기도 하고요.


제 브런치를 깊숙이 누비신 분은 아실 텐데, 저는 어떤 행동을 취하기 전에 '내가 이렇게 해서 저 사람이 혹시 나를 질려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하고 많이 염려하는 편이에요. 좋아하고, 잘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그래서 그런데.. 이번에는 못 참겠는 거예요ㅠㅠㅋㅋㅋㅋ 너무 궁금했어.


그래서 조심스러운 마음을 담아서 여쭤봤어요. 평소에 잘 안 하는 짓 하는 거라, 쉽지 않았어요..ㅎ 고민도 길게 했고. 시안 반려가 확인되었을 때 느낄 상실감과, '이게 잘못된 선택이면, 최악의 경우 미운털 박힐 수도 있다~'도 각오했죠.


(참고로, 시안 받아보시고 아무 메세지 없거나 아예 연락이 안 되는 분들도 더러 계셔요.)


예시 사진


결론은 제 시안은 탈락된 거지만, 저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너무 감사하고 마음도 괜찮더라고요. 비참하지 않고, 기운 빠지지 않고ㅎㅎ


'다음 작업 기회'라는 희망도 얻고요!


제가 이 이야기를 왜 하게 되었냐면, 오늘 글의 키워드가 '연락'이잖아요. 글을 쓰다 보니 의뢰에 대한 답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더불어, 궁금한 걸 물어보고 싶을 때 어떻게 물어보는 게 좋을지 고민되는 분도 있으시겠다 싶더라고요.


저는 저렇게 궁금하고, 또 궁금하지만 묻기에는 조심스러운 제 마음과 그 이유까지 담아 여쭤봐요.


제 화법을 안 좋아하시는 분도 분명 있으실 거예요. 과하다고 느끼시는 분도 있을 거고,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 딱 한 문장만 있는 걸 좋아하시는 분도 있을 거고요. 그런데 사람은 각자 자신의 우주에서 자신의 신념과 약속, 방식대로 사는 거잖아요. 저는.. 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 일에 배려와 예의 같이 좋은 마음이 깃들면 참 좋다고 생각하기에 저렇게 해요.


제가 왜 저 시안에 마음이 많이 갔냐면요. 드라마 OST를 쓰고 싶다는 꿈 때문이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도전'을 했던 작업이었다는 게 컸어요. Verse 가사를 쓰면서 '이렇게 해보고 싶은데.. 해봐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두 구간이 있었어요. 그걸 눈 딱 감고, 과감하게 도전해 봤던 작업이었어요.


결과를 마주하고서 결국 그게 문제였던가 싶고, 이 노래 저 노래들을 때 마다 이런 식으로 가사를 썼어야 채택이 됐을까 싶고.. 별의별 생각이 들긴 했는데.. 지나간 건 빨리 떨쳐야죠! 좋은 곡에 가사를 붙여보았고, 당시에 최선을 다했고, 또 좋은 가사를 쓰고자 했던 제 마음이 깃든 시안인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잘 보내주려고요!


'드라마 OST 작사 참여/발매'라는 꿈에서 계-속 미끄러지네요.


언제 닿을까요? 궁금하시죠?

저도요.


제가 꼭 알려드릴게요! 얼마 만에 닿는지.


오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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