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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효상 Jan 13. 2019

영어 능력이 도약하는 체험은 가능한가?

1. 영어를 한글처럼 편하게 들리는 게 되는 체험


a. 대한민국 영어사에 한 획을 그은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는 1-2권 통틀어 180만 권 이상 팔린 책입니다.


b. 이 책 특징은 리스닝에서 생기는 "기적적인 체험"을 과학적 언어로 전달하려 노력했다는 것 이죠.  영절하의 기적적인 체험(story)은 저자 정찬용 선생님이, 독일 유학시절 " 연휴 15 일간 하루 15 시간 리스닝을 하다 15일째 되는 날, 갑자기 귀가 열리고 듣는 모든 것이 이해되는" 것이었죠. 


c. 독자들은 열광했습니다. 3-5년 또는 10년이 아닌 단지 2-3개월에 귀가 열리고, 듣는 모든 것이 이해될 수 있다 믿었죠. 책을 사면서, 저자가 체험한 기적적인 체험을 자신도 똑같이 경험할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독자들의 "기적적인 체험" 성공률은 실제 1% 미만이었습니다.  (그리고 밀리언 셀러가 되려면 적어도 -영절하 수준의 기적적인 체험(story)-은 돼야 한다는 case study 남겼죠.)



2. tipping point 이론에서 본 "기적적인 체험" 


a. 짧은 기간에 능력이 뛰어오르는 "기적적인 체험"은 tipping point(임계점 이론)으로 설명 가능합니다. 기적적인 체험은 일종의 발화점 같은 것입니다.  물이 99도까지는 끓지 않지만, 여기에 살짝 열이 가해져 100도가 되면 끓기 시작해 수증 기로 변합니다. 물은 100도가 성질이 변화는 tipping point 이죠. 


b. 기적적인 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절하를 예를 들면, 저자 정찬용 선생님은 독일 유학 당시 읽기/쓰기는 원어민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리스닝과 스피킹을 못하는 게 아니라 원어민 수준으로 유창하게 못할 뿐이었죠. 


c. 물로 표현하면 이미 90도-98도까지 올라간 상태였죠. 그러다 연휴 15일간 하루 15시간 이상 리스닝이 발화점이 돼서, 순식간에 100 도에 도달해버린 겁니다. 그리고 그 15일이 기적이 일어나는 드라마틱한 구간이 된 것이죠.  하지만 독자들은 이런 세부적인 상황은 모르고, 단지 기적이 일어나는 - 가장 드라마틱한 15 일간의 체험- 만을 생각하며, 그 기적이 자신에게 이루어질 거라 믿으며 책을 사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실패했죠. 

 


3. 리딩에서도 "기적적인 체험"은 존재하는가? 영어 원서를 한글책처럼 읽는 순간이 온다 


a. 그럼 리스닝처럼, - 리딩도 "기적적인 체험"이 존재하며, 어떤 모습인가? - 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b. 물론 리딩도 "기적적인 체험"은 존재합니다. 이 "기적적인 체험"을 하면 불과 10주에 리딩 속도가 2-3배 빨라지고 원어민처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적적인 체험"의 핵심은 "최소주의 문법"의 체화 (install)에 있습니다. 문법이 체화되면(install), 생각의 조립방식 (문법)이 자동화되면서 단어 뜻이 자동 조립되는 automation 과정을 경험합니다. 이 automation 과정에 들어가면, 독자들 마음속에 how to read? 는 사라지고, what to read 만 남겨됩니다

c. 마치 우리가 한글 책 읽을 때 머릿속에서 단어가 어떻게 조립되는지 의식적인 자각은 없지만, 단어들이 자동 조립되는 automation 과정이 생기면서 스토리(what to read)를 쫓아가듯이, 영어 책 읽을 때도 단어들이 어떻게 자동 조립되는지 자각은 못하지만, 이해되면서 오직 스토리만 쫓아가는 것이죠. 


d. 이 상태에 들어가면, 많은 사람들이 "영어 책을 읽는지, 한글 책을 읽는지 구분이 안 간다"라고 말합니다

"그냥 책을 읽고 있는 느낌만 남는다"라고 말하죠. 바로 "영어 책을 한글 책처럼 읽는 상태"에 들어간 것이죠. 

그리고 그 순간, 원어민 수준 이해력과 리딩 속도가 2-3배 올라가는 "기적적인 체험"이 발생합니다.



4. 영어 중수들이 기적적인 체험이 필요한 이유

a. 그리고 "기적적인 체험 10주"는 순차 번역을 하는 영어 중수들만 해당합니다. 이미 다년간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와서 물 온도가 90도까지 올라간 사람들이죠. 


b. 저는 지난 4 년간 많은 영어 중수들을 만나봤는데, 그분 들 목표는 외국 유학/외고 출신 학생들의 영어토론 능력(critical debating) 이더군요. 어느 정도 읽기, 듣기, 말하기는 되는데, 유학생 영어 토론능력(critical debating)을 당해 낼 수가 없다 하더군요. 


c. critical debating 이 되려면, argument를 분석하고 쓸 수 있는 critical reading과 critical writing 이 돼야 합니다. 솔직히 이 능력은 영어 논문 써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영어 논문 쓰고, 그 내용을 대화로 논쟁하는 과정이 critical debating 이니까요. (그리고 이 모든 뿌리는 축척된 원서 리딩량입니다)


d. 결국 해외 유학생/외고 출신들의 critical writing, critical debating에 밀린 영어 중수들이 해외 유학 대신,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면 원서를 많이 읽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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