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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 Mar 05. 2020

무기력

어제, 오늘 아마 내일도

불을 끄고 

가만히 누워


내일 아침 해가 뜬다고 해도

계속 가만히 누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계속 가만히 누워


어쩌다 전화가 걸려 온다고 해도

받지 않고

어쩌다 집에 누가 찾아온다고 해도

문을 열어 주지 않고


계속 가만히 누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렇게 계속.


그러다 보면 맥을 못추고 비틀거리던

몸과 맘이 기운을 차리고 제자리로 돌아와서

뭐든 다시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쩌면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러기엔 너무 늦은 시간.


한껏 늘어진 나를 보면서

이럴 거면 잠이나 자자고.


그렇게 생각하며 반복한다.


가만히 누워

불을 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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