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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걸음 Apr 30. 2023

이미 지구는 붕괴되기 시작했다

김정선 작가님 북토크에 오신 포도밭 출판사 최진규 대표님이 책 선물을 주셨다. 얼마 전에 편집 작업을 하신 책인데 내가 관심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고 수줍게 책을 건네셨다. 이전에 무사 멤버십 분들과 갑작스럽게 옥천에 방문 했을 때도 출판사 사무실에서 책을 한 아름 챙겨주시며 ‘줄게 책밖에 없다’고 하셨는데 책을 선물로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올 때 가슴에 군고구마 품은 것처럼 마음이 포근해졌다. 



선물해 주신 책은 <지구 걱정에 잠 못 드는 이들에게>라는 책이다. 비건, 환경, 기후 위기에 관한 책은 내가 끊임없이 읽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분야이다. 해가 다르게 정말 기후변화를 눈으로 느끼고 있고,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과 시도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깨달으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거밖에 없어서 지속하는 일들이 있다. 그래서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은 지금 바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벚꽃이 한 달 여정도 일찍 피었다. 봄이 이르게 찾아왔다는 기쁨 뒤에 벚꽃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마음이 착잡해졌는데 그 이유는 꽃에서 벌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봄이면 꽃들을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던 벌소리들이 귀를 기울여도 듣기 어려웠다. 벌들이 모두 어디로 간 거야?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우리가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는 희망 대신 무너져가는 세계 속에서 우리의 정신건강을 먼저 챙기라고 작가는 말한다. 암울한 미래에 우리는 불안과 우울 그리고 심리적, 육체적 통증을 대비해야 한다고.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라고 이 책은 시작된다. 이미 우리의 지구는 붕괴되기 시작했고 우리는 멸종과 상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돌이킬 수 없는 변화 앞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던지, 부정하던지, 행동해야 한다. 



“심각한 피해를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 규모는 아직 조금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 책에 거의 모든 페이지에 밑줄을 긋고 책을 접었다. 그저 오늘처럼 내일을 살아가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나와 연결된 사람들과 연대하고 자신을 돌보듯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행동하는 것. 그것이 부질없는 스스로에 대한 최면 일지 도라도 더 나은 선택이 없으니 ‘남아있는 시간 속에서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결국 죽을 운명임을 깨달은 생태주의자는 정신적 격동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에 나서야만 하는 한 가지 진짜 이유를 찾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죽을 때 죽더라도 최소한 한 가지, 우리의 품위만은 지키고 싶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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