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쓸모

나라는 씨앗 당신이라는 땅

by 햇살나무 여운


글은 나로 시작하지만

나에서 그치지만은 않는다.


독백으로 그쳐서도 안 된다.

아무리 그럴싸한 분위기를 내어도

자신으로 갇힌 독백은 가닿지 못하고

결국 춥고 외롭다.

당신을 위함이라고 말하는 것도

강요이고 자만이다.

그건 내 몫이 아니다.


나의 한 줄 씨앗이

당신이라는 땅을 만나

쓸모로 피어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지닌다.

온기를 품은 마음이라는 땅.


생명은 온기

마음은 온기

사랑은 온기


당신이 지닌 온기

당신이라는 땅


나는 아직 쓸모를 알 수 없는 아무개

아무도 알 수 없는 이 우주에서

나는 당신을 만나

온기를 품은 쓸모로 피어날 수 있을까


서현숙 <소년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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