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등학교 때였다. 평소보다 늦은 등굣길이었고, 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걸어가고 있는데 등 뒤로 뭔가 바짝 붙어 따라오는 느낌이 들어서 옆을 봤다.
마티즈 한 대가 내 옆에 천천히 붙어 있었고, 운전석에 앉은 남성은 바지를 내린 채 자신의 중요 부위를 만지고 있었다.
내가 비명을 지르자 그는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
(2).
내가 살던 집은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다주택 주택이었고, 대문을 잠그고 다닐 수 없는 구조라 항상 열어둬야 했다.
우리 집은 1층이었고, 대문에서 들어오면 바로 우리 집 화장실 앞이었다. 화장실에는 작은 창문이 있었는데, 방범창과 방충망이 있고 여닫을 수 있는 구조였다. 환기를 위해 늘 열어두고 사용 시에만 닫았다.
그날은 화장실 문 앞에서 통화를 하며 서 있었는데, 이상하게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무의식적으로 창문 쪽을 돌아봤는데, 생전 처음 보는 50대쯤 되어 보이는 남성이 서 있었다.
정말 뚫어지게 날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 하다가 “누구세요?”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그는 아무렇지 않게 사라졌다.
통화를 이어가며 방금 누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었는데, 또다시 이상한 느낌이 들어 옆을 보니 모자를 쓴 채 나를 다시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또 소리치자 그제야 사라졌다.
(3).
겨울이었다. 친구들을 만나러 외출했고, 지하철을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혀 모르는 할아버지가 다가와 내 두 다리를 덥석 잡더니 “멋지다”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가버렸다.
겨울인데 내가 짧은 바지를 입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4).
이것도 1층 다가구 주택에 살 때의 일이다. 저녁에 방에서 창문을 등지고 누워 휴대폰을 보고 있었는데, 등 뒤가 스치는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봤다.
누군가 후레시를 비춘 채 창문을 열고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내가 본 순간 그 사람은 바로 사라졌고, 급히 밖으로 나가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