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상했다.
나는 희망, 소망, 믿음 같은 단어들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왜 아빠에게만큼은 그 단어들을 붙잡고 기대를 걸고 있는 걸까.
수십 년의 시간 속에서 지켜지지 않은 약속은
셀 수 없이 많은데, 나는 도대체 어디를 보고 여전히 아빠가 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건지를.
아니면 붙잡을 것 하나 없는 희망을 어떻게든 움켜쥐려는 게 그렇게라도 해야 내가 살지 싶어서,
내가 숨 쉴 구멍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닐까 하고.
길고 긴 터널을 걷고 있다고 곧 빛이 들어오겠지 생각하다가도
아니야. 어쩌면 이건 정말 끝이 없는 터널 속 인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