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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화자 Jun 26. 2018

글 쓰는 할머니의 오늘 이야기 24

-  배려하는 마음 -

 

겸손과 배려

                                                                     

 오래전 일이다.일곱 살 쯤 된 딸이 조르듯이 말했다.

"엄마, 머리 핀 사 줄게요."

 " ? "

심심하면 엄마의 머리핀을 사 주겠단다. 얼마쯤 지나서야 머리핀을 갖고 싶어 한 건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딸이란 걸 알아차렸다. 아이가 가지고 싶은 머리핀을 엄마에게 사 주고 싶었던  딸은 사려 깊고 배려함이 많은 아이였다. 그 딸이 어느새 마흔 다섯 살 중년이다.외손녀가 어느 날 자꾸 졸라대더란다.

"엄마는 뭐가 갖고 싶어요? 내가 선물하고 싶은데....

내가 아이쉐도랑 머리핀 사 줄 게요."

호기심과 함께 배려심이 많은열 살 외손녀도 아이쉐도와 머리핀을 사고 싶은것이다. 

선물은 자기가 좋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에게 주고 싶어 하는 배려인 것이다.

 C여사는 나 보다 나이가 열 살 쯤 적지만, 전직 여교사답게 말과 행동이 바르고 반듯해서 C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오카리나 공부를 하면서2중주 호흡이 잘 맞는다. 여름날, kbs 옆에 나무그늘이 좋은 쉼터에서 중주연습을 하자고 약속을 했다. 그녀는 깔 자리와 시원한 물과 보면대를 내 몫까지 챙겨왔다. 물론 나 역시 깔 자리와 보면대와 생수를, 내 몫의 준비물을 챙겨 가지고 나갔다. 나를 생각하는 그녀의 배려가 크게 느껴졌고 나 또한 남의 신세를 지거나 기대고 싶어 하지 않으므로 우린 서로 똑 같이 닮았다고 공감을 하면서 한 바탕 유쾌하게웃었다. 오카리나 강사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탄다. 강사를 태워다 주고 나를 데려다 주고 점심을산다. 나도 고마움의 표시를 한다. 점심을 사고 그녀가 좋아 할 만한 것들을 주고 받으면서 정을 나눈다. 회원들을 위해서 간식을 사 올 때도 그녀는 생색을 내지 않는다. 그녀는 인형을 만들고 인형극을 연출하고 연기를 한다. 발도르프 인형들은 작고 귀엽다. 천연소재로 만드는 그녀의 인형들은 색채가 화려하고 촉감이 좋다. 작고 사랑스러운 인형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으면 이야기가 되고 인형극이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어른들도 좋아하는 인형극을 연출할 때 그녀는 천사처럼 아름답다. 아이를 갖지 못한 그녀에게 인형은 그녀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들이다. 비단에 솜을 넣어서 만든 인형들을 자기 자녀인 듯 대견해 할 때 나는 가슴이 먹먹해 졌다. 인형극을 보면서 숨을 죽이고 집중하는 아이들과 함께 교감하는 그녀는동심의 이야기꾼이다. 육십 대 중반, 중년의 여인은 어린이처럼 해맑고 따뜻하다. 내가 그녀를 만난 것은 행복한 인연이다. 그녀는 부지런하고 늘 바쁘다.농장을 관리하고 풀꽃과 나무를 좋아한다.하모니카를 배우고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인형을 만들고인형극을 하고 파크골프를 한다. 파크골프는 남편을 위한 배려다.중증의 척추장애가 있는 그녀의 남편은휠체어로 움직이고 바둑을 좋아하고 파크골프를 친다. 그녀도 남편과 함께 파크골프를치면서 자격증을 취득했으므로 경기를 진행하고 심판을 볼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거나 나서지 않으면서 배려심 많고 겸손한 여인은 보석처럼 아름답다.

 나 보다 나이는 열 살이나 아래지만 배울 게 많은 사람은 선생님이다.

 나는 아직도 배우고 싶은 게 많아서 좋아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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