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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Sep 09. 2023

단짠이 느껴지는 로맨스

<달짝지근해: 7510>(2023)

 '달짝지근하다'는 '약간 달콤한 맛이 있다'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다. 제과 회사 연구원인 차치호(유해진)와 딸을 둔 콜센터직원 이일영(김희선)의 로맨스를 비유한 제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투박하고 순수한 단맛 로맨스와 그들이 가진 각각의 짠맛 나는 상황이 어우러져 단짠이 느껴지는 로맨스 영화로 다가온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IMDB

 <달짝지근해: 7510> 속 인물은 단맛처럼 뚜렷하고 확실하다. 캐릭터의 서사가 영화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설득하고, 매력을 더해준다. 엉뚱한 매력을 자아내는 치호(유해진)와 러블리함을 뽐내는 일영(김희선)의 관계는 관객들에게 재미를 준다. 치호가 일영에게 들려주는 일명 '아재 개그'의 향연과 째려보는 것이 아닌 쳐다본다는 변명은 치호의 엉뚱함을 배로 보여주는 장면일 것이다. 이런 엉뚱함을 귀엽게 바라보는 김희선의 러블리한 모습이 관객들에게 웃음 포인트가 적립된다. 40대라기에 귀엽고 알콩달콩한 연애가 달짝지근함을 선사한다. 제목 속 '7510'이 치호(칠오_75)와 일영(일영_10)을 가리키는 말이니 얼마나 귀엽고 달곰한 표현인가.

 그러나 달짝지근함은 이 둘의 상황으로 사라져 간다. 치호 형 석호(차인표)의 방해와 일영의 딸 진주(정다은)의 반대, 진주 생부(정우성)의 난입 등 편안하고 싶은 이 둘의 연애에 걸림돌을 두며 짠내 나는 그들의 상황을 비춘다. 특히, 석호의 방해로 치호의 과거사가 밝혀지는 장면은 '차치호'라는 인물을 더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서로가 원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처지가 짠 내가 날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를 막아섰던 사람들의 변화와 치호의 진심 어린 고백으로 다시금 달곰해져 가기 시작한다.

<달짝지근해: 7510>은 서브 연애 스토리와 특별 출연의 매력이 치호와 일영의 단짠 로맨스에 감미료를 더 뿌려준다. 치호가 근무하는 제과 회사 사장 아들 병훈(진선규)과 석호와 같이 도박을 즐겼던 은숙(한선화)의 연애와 특별 출연한 임시완과 고아성의 동네 커플은 메인 커플만큼 응원하게 만드는 서브 커플의 연애를 선보인다. 그리고 일영의 전 남편이자 뱀꾼인 육구(정우성), 동네 약사(염혜란)의 특별 출연은 로맨스 영화에 재미를 톡톡히 더하는 감초 역할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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