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무자>(2023)
"환마를 쓰러뜨리는 귀무자가 되어라." <귀무자>는 미야모토 무사시와 그의 일행들이 환마를 봉인하고, 길을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8부작을 편성하고 있다. 일본 에도 막부 시대 배경을 하고 있으며, 사무라이의 전투 장면들이 주를 이룬다. 또한, 입체적인 디자인의 캐릭터 구현과 그래픽을 이루고 있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검객을 들어봤는가. 이도류를 창시한 검객이자 여러 매체에서도 주인공으로 만들어 대중화된 인물이다. <귀무자> 역시 미야모토 무사시가 주인공으로 이끌어가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캡콤이 2001년에 발매한 플레이스테이션 2 기반의 액션 게임으로 대전 형식과 어드벤처 형식이 혼합된 게임 시리즈 <귀무자>를 애니화한 작품이다. 플레이스테이션 2의 타이틀 중 첫 밀리언셀러가 될 정도의 흥행이었으니 2차 창작물이 등장할 만도 하다. 1화부터 전개는 빠르게 흘러간다. 무사시가 절에 들어가 환마를 봉인할 수 있는 토시를 전해 받고, 절에 중생으로 지내고 있는 '카이젠'이 '미츠키' 일행들과 무사시가 있는 무리에 합류하여 길을 떠난다.
20~30분 분량의 8부작으로 진행되느라 스토리 전개가 빠르다. 악인이라는 배신자가 누구인지 환마를 해치우고, 계략을 밝히는 등의 전개가 거침없이 진행되어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작 중 환마를 봉인하는 토시의 정체나 악인의 터무니없는 결말은 이해하지 못한 채 빠르게 지나가는 칼날처럼 지나가버린다. 짧고 강렬하며 거친 붓글씨로 적힌 소제목과 웅장한 배경 음악은 작품의 무게를 싣게 도와준다.
전투 장면은 입체적인 디자인의 캐릭터들이다 보니 풍부한 액션 연출을 보여준다. 무사시의 이도류 액션과 토시를 착용해 강화된 무예를 선보이며 강력함을 뽐낸다. 마지막에 등장한 최종 빌런이자 미야모토 무사시의 호적수로 '사사키 코지로'와의 전투는 판타지적인 검술 장면이다.
<귀무자>는 게임 원작뿐만 아니라 역사적 근거도 녹여낸다. 에도 막부 시절 이전에 실제 참전했던 세키가하라 전투의 언급이나 실제로 호적수였던 사사키 코지로의 등장과 장검과 목검의 마지막 싸움까지 보여준다. 게임 원작 캐릭터보다 연로하게 설정한 것도 미야모토 무사시의 얼굴에 더 가깝게 표현하고 싶은 설정일 것이다. 토시를 착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이나 고소공포증을 보이는 모습은 인간적인 면의 무사시를 보이고, 좀비를 상대할 때 놀라지 않는 침착함과 오니로 변하며 싸우는 최종장은 마치 게임 속 캐릭터처럼 움직인다. <귀무자>는 미야모토 무사시를 게임과 역사, 애니의 교집합으로 담아낸다. 주인공 무사시는 충분한 매력이 있으나 악역은 그렇지 못한다. 세상의 사무라이들을 없애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가진 미츠키의 우등생 제자였던 '이에몬'은 무사시의 대적한 악역으로 등장할 줄 알았으나 사사키에게 밀리는 분량과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쉬웠다. 미츠키도 인정할 정도로 뛰어났던 검술이라고 같이 훈련받는 제자들이 입을 모으며 이야기했지만 대화 몇 마디밖에 안 하고 싱겁게 끝나버린다. 악역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시대의 설정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좀비가 창궐하게 된 계기나 토시의 정체를 알려주지 않는 불친절함이 있다. 하지만, 게임 원작이라는 점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서브 캐릭터들의 죽음은 빠른 전개를 도와주는 수단이자 당시 강자만이 살아남는 잔혹한 사무라이 시대를 상기하는 점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