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찬란한 개안(開眼)의 시간

<리틀 아멜리>(2026)

by 신롬

2026년 1월 8일 목요일,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마일레스 발라데, 리안 조 한 감독의 <리틀 아멜리>(2026) 시사회가 진행했다. <리틀 아멜리>는 일본의 작은 산마을에서 태어난 소녀 '아멜리'가 유모 '니시오'의 우정과 가족의 사랑을 공유한다. 그들과 함께 사계절을 보내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데, 자신을 '신'이라 믿는 엉뚱 발랄 세 살 소녀의 성장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다.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씨네픽 시사회 초청으로 참석했습니다.

KakaoTalk_20260109_201506625.jpg <리틀 아멜리> 영화 시사회 中


어린아이일수록 시간은 속도를 늦추고 길게 늘어진다. 매 순간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깨달음을 얻으며, 매일의 성장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세상을 처음 마주하는 아이들에게 하루는 거대한 모험이자 축제와도 같다. 하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어떠한가.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보는 것은 줄어든다. 익숙함이라는 이름 아래 세상을 정의 내리는 순간, 우리는 사물 뒤에 숨은 경이로움을 놓치고 만다. <리틀 아멜리>는 우리가 잊고 지낸 시간의 밀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 아멜리는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아직 아는 것은 없는 세 살 아이다. 그녀의 맑은 눈을 통해 스크린에 펼쳐지는 풍경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축복을 다시 일깨워준다. 꽃잎 하나, 유모 '니시오'와 나누는 짧은 교감, 빗방울까지 아멜리의 시선은 사소한 것들을 특별한 추억으로 변주해 낸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본인을 '신'이라고 생각하는 아멜리지만, 어른의 눈에서는 한 없이 작고 무지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작은 존재이기에 성장의 흡입력은 어마무시하다. 하루가 지날수록 눈에 띄게 성장하는 아멜리를 보며 괜히 랜선이모삼촌이 되는 기분이다.

common (1).jpg <리틀 아멜리> 스틸컷

작품은 우리에게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진정한 의미를 에밀리를 통해 상기시킨다. 지금 이 순간의 생생한 감각에 집중하며 하루라는 페이지를 온전히 채워 나가는 태도를 떠오르게 만든다. 영화는 각자의 사연이 짤막하게 등장한다. 아버지와 집주인 '카시마'씨의 사연이 있지만, 그중에서 유모 '니시오'의 사연을 소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전쟁으로 어릴 적 가족을 잃은 그녀는 저녁 밥상을 준비하면서 아멜리에게 당시의 상황을 곱씹는다. 전쟁의 잔혹함과 위험했던 상황을 저녁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을 비유하며 설명하는 장면은 아직 전쟁이나 아픔을 느껴보지 못한 아멜리가 이해할 수 있는 최선이자 순수한 시점으로 해석하는 모습이었다.


아는 것이 많아져 버린, 어쩌면 아는 척하는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리틀 아멜리>는 잠시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라고 말한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세상 속에 여전히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움이 숨어있음을,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했던 그 찰나의 추억들이 얼마나 거대한 축복이었는지를 알려준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이기에, 함께 있는 사람들과 지내는 순간들, 생각과 감정이 교차하는 경험들을 소중하게 다가오도록 만든다.


LA 비평가 협회상과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한 <리틀 아멜리>는 2026년 1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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