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새>

2018.8.15 作

by 신롬

파란 하늘에 검은 새들이 날아와 나를 덮친다

나는 아무 말도 없이 그 검은 새들과 마주하여

가슴 속 창문을 열어 그 검은 새들을 내쫓아

세상 모든 만물을 지켜낸다


아아, 지키고 지키다보니 어느 새 내가 검은새가 됐구나

아아, 나는 슬픈 검은 새가 되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나의 슬픔을 전하고

다른 이들은 저 검은 새의 외로움을 무시하겠지

정작 그들도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도 난 검게 그을린 마음과

검은 새가 되어가는 나를 보며

하루하루 세상을 날아간다


저 멀리 훠이훠이 날아간다.




이때 당시 나는 마음 속에 담아둔 것이 많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현재의 고비, 부족한 자신감 등이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이런 걱정 하나 없었는데 분명 순수하고 편안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세상이 나를 변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세상을 이상하게 보는건지 의구심이 들었다. 검은 새는 부정적인 생각과 매너리즘, 좁게 추려낸다면 부정적인 생각을 각인시키려는 사람들도 포함한다. 시 속 화자는 이런 상황을 일부러 부정하고 회피한다. 하지만 이미 나도 모르게 점점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동화된다. 그렇게 나는 왜 검은 새가 되었을까라는 슬픔과 의문심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닌다. 마치 내가 피해다녔던 다른 검은 새들처럼. 깨끗한 마음의 사람들을 찾으러 다닌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 떠오르기도 하는 자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