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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Jan 24. 2021

짙고 어두운 장미향 클래식

<대부> ⭐⭐⭐⭐

 고전 영화라고 한다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작 중에 명작 <대부>. 그러나 막상 영화를 접하니 내 기준에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영화였다. 아직 클래식 영화들을 많이 못 봤기도 하고, 패러디와 희화화된 대부의 모습을 자주 봐서 그런지 돈 비토 코를 레오네(말론 브란도)의 강렬한 첫인상을 크게 못 느꼈다. 가끔 이런 클래식 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일찍 태어났더라면 이 영화의 강렬한 첫인상을 짜릿하게 즐길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에 잠기곤 한다. 하지만 왜 클래식 영화일까.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돈 코를 레오네의 낮고 짙은 카리스마와 2시간 57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잊게 만드는 스토리와 언제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전설의 OST [Speak Sofrly Love]은 클래식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깔끔한 자랑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왜 별 4개밖에 주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들 몇몇 독자들에게 타이른다면, 아직 대부의 입장을 진정으로 헤아리기엔 필자의 나이가 너무 어리고, 앞서 언급했다시피 클래식 영화의 적은 경험으로 채우지 못한 영화의 재미를 훗날 채워가며 마지막 별 하나를 존경하는 <대부>에게 바치고 싶은 입장이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부> 스틸컷

아이들

 <대부> 중간 장면에 마약 사업에 관련하여 각 지역의 보스들이 모여 회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거기서 한 보스가 학교와 어린아이들이 많이 모여있는 지역은 마약 사업에 개입해선 안되다는 대사가 등장한다. 이처럼 사업을 위해 혹은 자신들의 가족들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살인과 협박을 일삼는 그들이지만, 하나의 어린 생명체를 존중하고, 보호해주고픈 모순이 담긴 대사다. 뿐만 아니라 <대부>는 한 씬이 끝나고 그다음 씬의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아이들이 놀거나 함께 있는 장면으로 첫 씬이 등장한다. 이러한 촬영 설정은 조직원들도 누군가의 평범한 집안의 아버지이자 아들, 남편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과 아이들이 뛰노는 장면 이후 벌어지는 살인, 폭력 장면을 통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만큼 평화로운 일상에서도 언제나 갑자기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발할 수 있다는 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편집  

 <대부>를 보며 2시간 57분 동안 어떻게 지루하지 않고 재밌고 다양한 사건들을 정리할 수 있는가 하면 바로 교차편집이 큰 한몫을 차지한다. 큰 사건으로는 처음 돈 비토 크를레오네(말론 브란도)의 막내딸 결혼식 장면과 후반에 교회에서 대부가 되기 위해 마이클이 세례를 받는 장면일 것이다. 막내딸 결혼식 장면은 밖에서 신나게 결혼식 파티가 벌어지고 있지만, 안에서는 돈 비토 고콜 레오네가 은밀한 조직의 업무를 계획하는 장면이 교차해가며 등장한다. 이 장면을 통해 대부의 성격과 업무 태도, 그가 추구하는 신념을 눈치챌 수 있어 빠르게 인물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교회 세례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에서 대부가 되기 위해 세례를 받는 마이클과 아버지를 대신하여 자신이 맡은 조직의 주변을 정리하는 살인 장면의 교차 편집은 마이클의 냉철함과 아버지를 닮은 듯한 깔끔한 업무 태도, 가족의 대부가 되기 위한 과정과 조직의 대부가 되기 위한 과정이 겹치면서 대부라는 단어의 이중성이 마치 마이클의 미래 인생을 암시하는 듯한 복합적인 의미가 함축된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밖에도 디졸브를 통한 편집 방법으로 빠르게 다음 장면으로 유도하여 상황을 전개하는 편집 역시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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