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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Feb 06. 2021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

<라이프 오브 파이> ⭐⭐⭐⭐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영화관이 아닌 IPTV를 통해 영화를 접했다. 당시에 영화를 보고, 단순한 생존 표류기 영화는 아닌 거 같고 도대체 무슨 결말인가를 고민한 기억이 난다. 2번째로 접한 지금, 아직도 이 영화가 말하는 주제를 명확하게 내리긴 힘들다. 하지만, 지금 느낄 수 있는 건 이 엄청난 CG 기술력과 장엄한 바다를 한 번도 영화관 스크린을 통해 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었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 네이버 스틸컷


 기술력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벵갈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바다의 CG 연출은 대단하다. 진짜 호랑이보다 더 사실적인 움직임과 무언가 감정을 표현하려는 듯한 표정은 소년 파이(수라즈 샤르마)가 리처드 파커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흥미롭게 하는 요소로써 영화에 몰입도를 더한다. 

 바다의 CG는 더욱 거대한 망망대해로 만들어 소년 파이와 리처드 파커 둘만이 있게 보이는 효과를 보인다. 또한, 햇빛에 반사되어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없어지는 장면이나 해파리가 가득한 밤바다 풍경 속 갑자기 등장하는 고래 장면 등은 영화의 영상미와 그래픽의 화려한 연출이라고 볼 수 있다. 놀랍다.  

 그리고 중간중간 화면 비율의 변화에 따라 그 장면에 대한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가령, 날치 떼가 등장하는 장면일 때 1.85:1에서 갑자기 2.35:1 화면 비율로 바뀌어 수많은 날치 떼들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고, 구조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떠나버린 배를 보내며 망연자실한 파이네 배를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평면 장면은 화면 가로 비율을 확 줄임에 따라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이는 파이네 배를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유유자적 움직이는 바다생물들의 여유로움이 빨리 이 바다를 탈출하고픈 파이의 심정과 대비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비뉴슈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이자 파이가 믿고 있는 신들 중 한 명인 신이다. 비뉴슈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중요한 신으로 등장한다. 초반 어린 파이가 읽고 있는 만화책에서 비뉴슈 입에 있는 거대하고 찬란한 우주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중반부에서 파이가 바다에 표류하던 중, 해파리가 뿜는 빛이 바다에 퍼지며 마치 비뉴슈 입 안에 들어있는 거대한 우주를 연상케 하는 바다 장면이 등장한다. 초반 만화책에 등장하는 비뉴슈의 입 속 우주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그리고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식인 섬의 형상은 마치 사람이 누워있는 형상을 띠고 있는데, 이는 곧 비뉴슈가 누워있는 장면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식인 섬의 존재는 파이가 바다에 표류하면서 마침내 육지를 밟아 표류하면서 큰 도움을 준 파이의 구세주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밤이 되면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섬이 되어 파이를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신의 이중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이다.


믿음

 "신의 문제도 믿음의 문제죠"라고 말한 파이의 대답에서 신앙과 이성의 믿음, 종교와 과학의 믿음에 대해 영화를 본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후반부 장면에 파이가 사람 버전으로 말한 이야기와 전체적으로 말하고 있던 동물 이야기 중 어느 것이 진짜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가 영화를 보며 느꼈던 두 가지 버전 중 선택을 제시해 영화를 보고 자신이 느낀 믿음을 표현하게 한다. 우리가 믿고 있는 이 믿음은 상대적이다. 그리고 생존과 죽음의 믿음, 공존과 분열의 믿음 등 어찌 보면 믿음이라는 것은 선택의 기로로 얻은 부산물일 수도 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그 믿음을 한번 더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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