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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Feb 11. 2021

CG만 승리했다

<승리호> ⭐⭐

 2월 5일 날 개봉한 <승리호>. 조금 늦게 보게 되었다. 그렇게 큰 기대를 품진 않고 봤다. 큰 기대를 품지 않고 봐서 다행이었다. CG 기술력에 놀라게 되었고, 스토리에 큰 실망을 안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승리호> 네이버 스틸컷

기술력 

영화 예고편도 그렇고 우주 액션과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소개하며 영화에 큰 관심을 만들게 한다. 영화를 봤을 때도 CG 기술력이 한 단계 더 발전하여 K-SF 장르를 <승리호>가 개척한 모습이다. 이젠 우리도 여느 할리우드 대형 영화 제작사 기술력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선포를 내놓은 듯하다. 


연기

 연극학과는 아니라서 연기에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외국인 배우들이 등장하는 장면일 때 그들이 선보이는 어설픈 움직임과 부자연스러운 말투는 승리호에 있는 철 부품만큼이나 차갑고 딱딱하다. 주연들 연기는 어떠한가. 이들의 연기도 마찬가지다. CG를 입히기 위해 촬영할 때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을 바라보며 연기를 해야 하므로 감정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아서 그럴까. 그나마 '꽃님이'랑 있을 때 캐릭터들이 느끼는 꽃님이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클리셰

 원만한 흥행을 벌기 위한 상업영화로 만들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클리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승리호>도 클리셰를 이용한다. 이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거대한 우주 배경에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선이라는 주인공들의 신선한 설정이라면 우주에 더 큰 포커스를 맞추면서 영화를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우주에 등장하는 다양한 가상 행성들에 맞춘 많은 시각적 연출이나 상업영화 클리셰의 파괴에도 도전하며 한국 SF 장르에 더 화끈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꽃님이'의 등장으로 영화의 포커스는 우주가 아닌 꽃님이를 지켜야 한다는 포커스에 맞춰져 지구에서 일어나도 될 일을 우주에서 일어나게 만든다. 쓸데없이 확장된 공간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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