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계절이다.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여럿이 모이기보다 가족끼리 단출하게 캠핑을 하러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나서 야외활동을 즐기다 보면, 뜻하지 않게 사고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평소 다루지 않던 캠핑 장비들을 다루다 보면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오늘은 야외활동이 잦아진 계절을 맞이해 화상을 입었을 때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화상의 응급처치법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먼저 알고 가야 할 게 있다. 화상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열화상, 화학화상, 전기화상, 흡입화상 등이 있다. 이렇게 화상을 종류별로 나누는 이유는 그 대처법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가장 흔한 형태의 화상인 열화상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열화상(熱火傷)이란 뜨거운 물체에 닿아서 생기는 피부 손상을 말한다. 줄여서 열상(熱傷)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뜨거운 물체란, 끓는 물일 수도 있고 다리미일 수도 있다. 혹은 커피포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수증기일 수도 있다. 화상 중에서 가장 흔한 형태로, 우리가 ‘데었다’라고 할 때는 주로 이 열화상을 가리킨다.
열화상은 그 정도에 따라 1도, 2도, 3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1도는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은 있지만 물집은 없는 상태를 말한다. 1도 화상은 특별한 처치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흉터 없이 회복된. 문제는 물집이 생기는 2도 화상과 피부 전층이 손상을 입는 3도 화상이다.
화상 부위를 흐르는 차가운 물로 20분가량 식히는 게 중요하다. 흔히 화상에 얼음찜질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동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얼음을 담은 주머니 표면에서 세균이 증식할 수도 있어서 좋지 않다. 요즘에는 그런 이들이 거의 없지만, 된장, 간장, 소주 등을 화상 상처에 바르는 일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뜨거운 액체가 옷을 적셔서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때는 옷을 벗기려고 애쓰기보다는 가위로 잘라서 제거하는 게 좋다. 화상을 입은 피부는 약해져 있기 때문에 억지로 옷을 벗기려고 하다 보면 손상이 커지기 때문이다. 만약 금속으로 된 손목시계나 반지같이 피부에 닿아있는 장신구가 있다면 이를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계속 뜨거운 상태로 남아서 화상을 진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집이 잡히는 경우에는 일부러 터뜨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물집이 생기는 2도 화상부터는 혼자서 치료하기보다는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화상 치료의 원칙은 ‘식히고 깨끗하게 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 이를 행동으로 옮긴 것이 ‘흐르는 차가운 물로 씻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물집이 생기는 2도 화상부터, 오늘 다루지는 않았지만, 화학물질에 의한 화학화상, 감전에 의한 전기화상, 화재 시에 특히 위험한 흡입화상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화상은 우선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으로 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 화상에 대한 철저한 대비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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