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길영은 빅데이터 분석가이다. 그는 스스로를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즉 마음을 캐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데, 사람들이 검색이나 SNS에 남긴 흔적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일을 한다. 그것을 토대로 사람들의 욕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라는 상품을 만들어서 이를 원하는 기업 등에 제공하고 있다. 그는 세 번째 책인 <그냥 하지 말라>에서 그동안 예측했던 것들이 얼마나 실현되었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의 미래상을 내다본다.
사람들은 미래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라 말하지만. 저자는 어떤 새로운 사회 현상도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먼저 그 단서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는 이를 두고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고 말한다. 예컨대, 남들과 부대끼는 걸 꺼리는 개인화, 늘어난 수명에 따른 은퇴 이후의 고민, 코로나19 이후의 비대면 확산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여러 사회 현상들이 그렇다. 저자는 지난 10년간의 사람들이 즐겨 쓰는 유행어 등의 사례들을 들어가며, 이런 변화가 이미 예고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가 맞이하게 될 가까운 미래에 관한 전망도 제시한다. 알다시피 앞으로 인공지능이 수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그 후에 인간에게 남은 길은 두 가지라고 말한다. 플랫폼의 주인이 되거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다. 어느 쪽을 택하건 간에 1등 외에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앞으로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매 순간 거짓이 없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기록으로 남는다고 해서 누가 감시를 한다는 게 아니다. 스스로를 보여주기 위한 각자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다. 이런 기록들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메시지가 된다.
메시지는 조작이 불가능하다. 잠깐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결국 진실은 드러난다. 삶이 기록되고 공개된 이상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사람들에게 내보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언제든 남에게 공개되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직접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한다.
내가 가진 생각을 7년째 블로그에 쌓아가고 있는 입장에서, 나를 공개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딸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그간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우리 사회의 미래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