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었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 역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며 가족들에게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는 무의미한 행동이 아니다. 팬데믹 동안 마스크 의무화 덕분에 결핵이나 독감 같은 호흡기 질병의 발병률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역설적으로 그동안 폐가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마이클 J. 스티븐은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지난 20년간 말기 폐 질환 연구에 헌신해왔다. 현재는 필라델피아 토머스 제퍼슨 대학교에서 성인 낭섬유증 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저서 『폐와 호흡』에서 폐 기능과 호흡기 질환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며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호흡과 이를 가능케 하는 폐의 신비로움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이 책은 폐와 호흡의 중요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탐구한다. 첫 장에서는 생명을 이루는 요소로서 호흡과 폐의 기적을 설명한다. 폐포가 펼쳐졌을 때 테니스장 크기인 100제곱 미터에 해당하고 이를 통해 성인은 하루 평균 1만 80리터의 공기를 호흡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소개하며, 생리학적으로 우리가 숨을 쉴 때 대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성분을 우리 몸으로 가져오는 과정이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보여준다.
중반부에서는 911 테러 복구 작업자들의 석면 노출과 그에 따른 폐암 증가, 흡연과 호흡기 질환 등이 폐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한다. 폐의 방어 체계는 코털에서부터 시작해 기도와 폐포까지 이어지며 원치 않는 입자를 걸러내는 놀라운 과정을 통해 우리의 생명을 지킨다. 폐는 해로운 입자를 걸러내는 체계로 진화했지만 현대 사회의 다양한 위험 요인들로 인해 그 기능이 위협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과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후반부에서는 폐 낭섬유증 극복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이 질병의 극복 과정은 인간의 폐가 가진 중추적인 역할과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동시에 치명적인 질병에 맞서 싸우는 환자들의 용기와 의학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 연구자들이 기울인 노력을 다룬다. 이는 폐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와 의학계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이 책은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일상에서 호흡과 폐 건강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건강한 폐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흡연을 피하고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며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폐와 호흡』은 호흡기 질환에 관심 있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폐와 호흡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며 우리가 더욱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마스크 착용, 환경 보호, 금연 등 개인과 사회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이 폐 건강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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