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내가 가진 부정적인 생각을
‘깊은 메타인지’라고 착각한다.
모든 가능성을 미리 꿰뚫고,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한 파국의 시나리오까지 상상해내는 나.
그게 무슨 지적인 성찰이라도 되는 양 스스로를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건 메타인지가 아니라, 단지 상상력이 발달한 것일 뿐이라는 걸.
그리고 인간이라는 종 자체가
성공보다 실패, 희망보다 두려움을 훨씬 크게 느끼도록 설계되었다는 걸.
내 두려움은 종종 나보다 더 크다.
나의 가능성을 압도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이미 망가진 과거처럼 만들기도 한다.
그럴 때, 나는 무너진다.
하지만 그건 예측이 아니라 망상이고, 냉철함이 아니라 자기 파괴다.
이제는 생각한다.
실패해도 된다.
그 한 문장이 나를 살게 한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자존감의 시작이라는 것도.
나는 완벽할 필요가 없다.
망해도 괜찮고, 틀려도 괜찮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에게 관심 없고,
그만큼 자유롭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상상한다.
이번엔 두려움 대신 실패해도 괜찮은 미래를.
이번엔 나를 파괴하는 대신, 나를 허용하는 상상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