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머릿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면, 스스로를 낯선 존재처럼 느낀다.
마치 내 의식이 내 몸을 떠나, 사유의 공간 속을 유영하는 듯하다.
그 순간 나는 강한 이인증을 경험한다. 자신과 떨어져 있는 나, 생각만 남은 나.
그러나 모든 생각과 층위를 걷어내고, 단순한 존재로 돌아오는 순간, 나는 다시 인간이 된다.
몸이 깨어나고, 심장이 뛰고, 숨이 흐르며, 세상의 공기와 온도가 피부에 닿는다.
그제야 음악이 마음 깊이 울리고, 사람의 숨결과 눈빛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뇌 속에서 사유하던 나는 몸으로 돌아올 때, 비로소 은총을 느낀다.
인간은 머리로만 살아서는 안 된다.
사유는 때로 인간을 분리시키고, 존재의 중심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몸은 현실과 연결되는 끈이며, 감각과 공감, 그리고 삶의 리듬을 느끼게 한다.
숨 쉬고, 걷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것—이 모든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깊은 사유는 아름답지만, 결국 몸으로 돌아와야 한다.
머리로만 존재하면 나는 공허하고, 분리되며, 심지어 나 자신마저 낯설게 된다.
몸으로 돌아올 때, 나는 살아 있고, 인간이고, 세상과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순간,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은총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