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부터 자의식의 화신이 되었을까?
언제부터 모든 것이 “나, 나,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을까?
어린 시절, 나는 세상을 투명한 거울처럼 바라보았다.
그러나 자의식이 깨어난 순간부터, 세상은 나를 비추는 무수한 반사경이 되었고,
모든 사건, 모든 풍경, 모든 사람은 내 관점 안에서 평가되고 기록되었다.
“나”라는 중심이 생기면서, 인간은 동시에 자신을 고립시켰다.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욕망과 두려움, 기대와 판단을 통해 세상을 읽는다.
자의식은 인간을 고도로 사유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외로움과 불안을 심었다.
이제 나는 점점 강하게 느낀다.
자기중심성을 버려야 진리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나 자신을 고집과 욕망 속에 가둔 채 세상을 바라보면, 진리는 언제나 왜곡된 거울에 비친 모습에 불과하다.
자의식과 자기중심성을 내려놓고, 자신과 세계의 경계를 흐리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느낄 때,
비로소 진리의 한 조각이 드러난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확인하고, 자신을 규정하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모든 경험과 감각은 ‘나’를 통해서만 의미를 얻고, ‘나’를 통해서만 존재한다.
그러나 자기중심성을 내려놓는 순간, 세상과 존재는 고정된 틀 없이 흐르며,
진리와 연결되는 새로운 시야가 열린다.
자의식의 화신이 된 인간에게, 자유와 연결은 자신을 넘어서는 시도 속에서만 찾아온다.
자기중심성을 버리는 것은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세계와 진리와 인간 자신에 다가가는 가장 근본적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