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는 촛불이다

by 신성규

촛불은 예술가의 존재를 닮아 있다. 예술가는 촛불이다. 연소하며 빛을 내고 주위를 밝힌다. 그것은 동시에 희생 같지만 자유이다. 예술가는 자신의 시간을 태워내며 타인에게 빛을 나눈다. 그 과정에서 고통과 소멸을 경험하지만, 그 연소는 강요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자유로운 행위다. 예술가의 자유는 존재를 불사르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며, 그 불꽃은 세상을 밝혀내는 창조의 원천이 된다.


촛불의 빛은 단지 어둠을 몰아내는 기능적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상상의 공간을 열어주고, 고요한 불꽃의 떨림은 우리의 감각과 내면을 흔든다. 예술이란 바로 그러한 빛의 떨림과 같다. 현실을 단순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와 여백을 남겨둠으로써 상상과 사유의 틈을 만들어낸다. 예술이 세상을 밝히는 힘은 강렬한 빛의 직선이 아니라, 그림자와 떨림 속에서 피어나는 깊이에 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소모하며 살아간다. 인생은 결국 하나의 긴 연소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사라지지만, 남겨진 불빛은 타인의 마음 속에 흔적으로 남는다. 예술가의 삶 또한 그러하다. 꺼져가는 순간까지 타오른 불꽃은 사라지지 않고 기억과 감각 속에서 새로운 불씨가 된다. 그 흔적은 또 다른 이에게 영감으로 이어지고, 다시 하나의 불꽃으로 번져간다.


따라서 예술가의 존재는 단순한 창조자가 아니라, 자기 생을 태워 타인에게 길을 밝히는 불꽃이다. 예술가의 자유는 소멸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소멸 속에서 가장 강렬한 빛을 드러낸다. 촛불이 그러하듯, 예술가는 삶을 불태우며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그 빛은 사라진 후에도 오래도록 남아 타인의 어둠을 비춘다.


예술가는 촛불이다. 그 존재 자체가 연소이며, 빛이며,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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