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언어, 그리고 자기 성찰

by 신성규

사랑과 인간관계를 관찰하다 보면, 호르몬과 신경회로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여성호르몬이 안정적으로 작용하고, 가정이 화목한 환경에서 성장한 여성은, 도파민 회로가 균형 있게 설계되어 있어 감정적 폭발이나 중독에 쉽게 빠지지 않는다. 이런 사람과 함께하는 삶은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이며, 어쩌면 그것이 인간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나다. 나의 언어, 나의 사유는 때로는 상대에게 위험한 도구가 된다. 한 마디 말이 감정을 뒤흔들고, 생각보다 강하게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나는 스스로를 뱀의 혀를 가진 교만한 사탄처럼 느끼기도 한다. 언어와 지성을 자유자재로 휘두르지만, 그것이 타인에게 불안을 남긴다는 사실을 알 때, 나 자신마저도 두려워진다.


여기서 중요한 깨달음이 생긴다. 인간은 단순히 말로 존재를 포장한다. 말로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고, 예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말 뒤에 숨겨진 의도, 결핍, 그리고 권력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읽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상대가 안정적인 회로를 가지고 있더라도, 나의 언어가 그 회로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할 수 없다.


결국 사랑과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언어와 영향력을 절제하는 능력이다. 내가 가진 지성과 통찰이 상대에게 선물로 작용할 수도,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성숙한 인간관계를 경험할 수 있다. 언어는 축복이자 저주이며, 사랑은 그 언어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이 관찰은 나 자신에게 향한다. 나는 얼마나 조심스럽게 말하고 행동하는가. 나의 존재와 사유가 타인의 평형을 깨뜨릴 가능성까지 포함하여, 관계를 설계하고 있는가.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힘은, 말과 영향력을 가진 자가 그 힘을 절제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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