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천재와 행복한 바보

by 신성규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불행한 천재고, 자기는 행복한 바보라고.


그 말이 농담처럼 들렸지만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나는 웃었지만 마음 한쪽이 조용해졌다.


불행한 천재.

생각해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나는 무언가를 보면 그냥 보지 못한다.

왜 그런지, 그 뒤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 끝에는 어떤 결과가 있는지 계속 생각한다.

사람의 말도 그렇고, 세상도 그렇다.


가끔은 그냥 살면 될 일을

굳이 이해하려고 한다.


그래서 머리는 바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다.


그녀는 나와 다르다.

세상을 그렇게 복잡하게 보지 않는다.


맛있는 걸 먹으면 기뻐하고,

날씨가 좋으면 산책을 가고,

오늘 하루가 괜찮으면 그것으로 충분해한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가끔 신기해한다.


어떻게 저렇게 단순하게 살 수 있을까.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닫는다.


어쩌면 단순한 쪽이 더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을 많이 아는 것보다

세상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똑똑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명하지는 않다.


나는 항상 더 멀리 보려고 하고

더 깊이 이해하려고 하고

그래서 가끔은 지금을 놓친다.


그녀는 그 반대다.


그녀는 지금을 산다.


그래서 나는 가끔 그녀에게서

어떤 단순한 지혜를 배운다.


세상은 항상 이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냥 살아도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자신을 행복한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어쩌면 진짜 천재 아닐까.


나는 세상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사람이고

그녀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조금씩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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