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ViewShift

by 신성규

프롤로그: 픽셀의 시절


인류는 한때 모든 것을 평면에서 이해했다.

화면 위의 점, 도트. 그들은 고정된 시점에서만 존재할 수 있었고, 대상은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었다.


그러다 인간은 기술을 통해 3차원의 공간을 창조한다.

도트는 입체가 되었고, 카메라는 회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모든 것을 “360도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지만,

문제는 여전히 ‘어디서 보는가’였다.



1장: 관찰자의 감옥


3차원에서 인간은 자율성을 얻은 듯 보였다.

그러나 관점은 여전히 관찰자의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고,

모든 선택은 감시자의 렌즈를 의식한 결과였다.


이 시점에서 철학자-프로그래머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시점을 해방하자”고 외친다.

존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점을 움직이자.



2장: 4차원의 문을 두드리는 자들


“우리가 객체가 아니라, 시점 그 자체라면?”

그들은 인간의 시점이 단일 고정된 위치가 아닌,

시간과 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좌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새로운 기술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ViewShift 1.0 – 생각만으로 위치, 감정, 기억의 중심 시점을 바꾸는 기술.


이제 인간은 지금-여기를 벗어나

‘타인의 기억 속 지금’, ‘미래의 시선’, ‘자신을 관찰하는 시점’을 체험할 수 있다.



3장: 붕괴의 시작


하지만 문제가 생긴다.

모두가 시점이 되어버리자, 더 이상 ‘존재’라는 개념이 희미해진다.

누구도 자신을 특정할 수 없게 되고,

의식은 흩어지고, 집단적인 무중력 상태에 빠진다.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어디서 관찰되고 있는가?”만 남는다.


이 혼란 속에서 소수의 철학자들이 선언한다:


“4차원으로 간 인간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4장: 시점의 귀환


최종 시점에서 한 인류는 결단을 내린다.

시점을 다시 고정시켜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고정시킨다.

더 이상 ‘카메라 시점’이 아니라

공감의 시점으로.


“내가 느낀 것을 너도 동시에 느낀다.”

“4차원은 시공간의 확장이 아니라, 감정의 공유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도트 ㅡ 3D ㅡ 시점 ㅡ 공감으로

진화한다.



에필로그: 다시 보는 도트


도트는 더 이상 낡은 픽셀이 아니다.

이제 시점의 씨앗이었다.

그 단순한 점 하나가,

언젠가 모든 시공간과 감정의 중첩지점이 될 것이라는 예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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