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스티 삽니다

by 신성규

이제 내연기관차의 시대는 저물어간다.

전기차는 조용하고, 부드럽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 안엔 심장이 없다.

심장은 불완전하지만, 뛰는 것이며, 때로는 뜨거워진다.

나는 그런 엔진을 사랑했다.


미래의 아들, 신성규 주니어에게

나는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

통장 잔고나, 가상화폐가 아니라

영혼과 땀방울이 배인 자동차,

심장을 가진 물건을 넘겨주고 싶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현대의 역작이자 한국식 헤리티지의 정점, 다이너스티를 사기로.

당대엔 각그랜저와 견주며 고민했지만

결국 다이너스티의 무게감과

그 육중한 외관, 고집스런 선에 마음이 끌렸다.

6기통 엔진은 분명 세월 앞에 버거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정성스레 관리하고, 엔진 오일을 채우고,

엔진 룸을 닦으며 그 안의 숨결을 듣는 일을 선택할 것이다.


나는 이제 전국을 유랑해야 한다.

좋은 매물을 위해, 또 사라진 부품들을 위해

중고 파츠에 익숙해지고,

엔진오일 냄새와 함께 늙어갈 것이다.

하지만 그건 늙음이 아니라

전통을 복원하는 일이고,

기억을 정비하는 일이다.


미래의 아들아,

이 차를 꼭 손자에게까지 물려다오.

다이너스티가 달릴 땐,

단지 기계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 젊음, 나의 고집, 너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함께 달릴 것이다.


이건 단지 차가 아니다.

심장이 뛰던 시대의 마지막 유산이다.

다이너스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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