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는 어떻게 창조하는가

by 신성규

감각을 통해 세계를 더 깊이 인식하고, 그 인식으로부터 창조가 일어난다고 느낀다. 감각은 나에게 있어 창조의 입구다. 그리고 그 입구는, 단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신경계 전체의 구조와 연관된다.


감각 과민은 신경계가 외부 자극에 대해 평균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자율신경계의 각성 수준이 높고, 감각 입력을 걸러내는 ‘신경 필터링 시스템’이 느슨하다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나처럼 청각이나 후각, 촉각이 예민한 사람은 외부 자극을 더 복합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자극이 뇌의 더 넓은 영역에 동시에 활성화된다. 즉, 하나의 자극이 다층적 의미를 불러오는 구조를 뇌가 가지고 있다. 이는 창조자에게 있어 결정적 장점이다. 자극의 조각이 뇌 안에서 서사로, 이미지로, 감정으로 동시에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창의성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창의적 뇌는 정보 간 연결을 더 폭넓게, 더 비정형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창작자는 감각 데이터를 단순히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다른 영역의 개념, 기억, 상징과 통합해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재구성한다.


이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와 중앙집행 네트워크 간의 상호작용이 설명해준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자기반성, 상상, 꿈, 내적 세계와 관련된 뇌 회로. 중앙집행 네트워크는 논리, 집중, 작업 기억, 추론을 담당. 감각이 강한 사람은 이 두 회로 간의 전환이 빠르고, 경계가 흐릿해 사유와 상상이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 즉, ‘예민한 뇌’는 창조에 적합한 상태를 생리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뇌의 감각중추가 과활성화된 사람은, 외부 자극 뿐 아니라 내면의 정서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한다. 즉, 상상 속의 슬픔도 실재하는 상처처럼 느껴진다. 이로 인해 창작자는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크고, 작업 후에는 깊은 탈진 상태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고통이 창조의 깊이를 만든다. 이는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신경생리학적으로도 정당화되는 역설이다. 나는 안다. 이 예리한 감각이 때로는 나를 무너뜨릴 것처럼 느껴지지만, 동시에 이 감각이 아니었다면 나는 쓰지 못했을 것이다. 내 뇌는 창조를 위해 태어난 것처럼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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