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성의 역설

by 신성규

인간은 끝없는 가능성의 존재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였을 때,

그 끝에는 항상 고독, 두려움,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자각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천재성’이라는 말을 동경하지만,

막상 그것이 내 안에서 깨어날 조짐을 보일 때—

나는 오히려 멈칫하게 된다.

그건 마치,

밤하늘을 올려다보다 우주 전체가 나를 응시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처럼,

압도적이고도 무력한 느낌이다.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시선,

질서와 혼란의 뒷면을 동시에 인식하는 지성,

예술과 과학, 철학과 언어가 하나의 의식 안에서 합쳐질 때—

그건 더 이상 ‘행복’이 아니다.

그건 무게다.

견뎌야 하는 무게,

끝까지 살아내야 하는 운명으로서의 무게.


나는 생각한다.

오히려 인간은 자신이 가진 능력의 일부분만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편이 더 건강한 것이 아닐까.

모든 진리를 알 필요는 없다.

모든 구조를 해독할 필요도 없다.

때로는 절반쯤 감각된 진실이,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든다.


너무 많이 느끼면, 우리는 무너지거나 괴물이 되거나 한다.

그래서 인간의 두뇌는 어쩌면,

스스로의 천재성을 필사적으로 숨기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마치 자신을 보호하듯,

조금씩만, 아주 조금씩만 진실을 허락하면서.


천재성은 축복이다.

그러나 그 축복은,

한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 크다.

그래서 나는 때때로,

‘조금만 깨달은 채’ 살아가는 것이

가장 온전한 방식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절제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역시 하나의 천재성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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