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은 흐르지 않는다

by 신성규

오늘의 인정은 내일의 무관심이 되고, 호의는 언제나 조건부로 주어진다. 그러나 내 내면은 그대로다. 남들이 나를 인정한다고 해서 내가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도 아니며, 세상이 등을 돌렸다고 해서 나의 본질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외부의 시선은 마치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스러진다. 그 파도에 따라 나를 정의하기 시작하면, 나는 매 순간 나 아닌 것이 된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부르든, 내 안이 비어 있다면 나는 계속 목이 마르다. 칭찬도, 인정도, 사랑도 일시적인 해갈일 뿐.


외부로부터 오는 갈채는 잠깐의 위안은 줄지언정 나의 내면을 진짜로 채우지는 못한다. 그래서 나는 알아버렸다. 진짜 갈증은 외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얼마나 충만하게 채우느냐에서 비롯된다. 충만하지 않은 사람은 항상 갈증을 느낀다.


이 세계는 변한다. 사람들은 입장을 바꾸고, 가치 기준은 재편된다. 하지만 진짜 나의 중심은 그런 흐름과 무관하게 있어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채워야 한다. 이해받고 싶다는 욕망을 넘어, 그냥 ‘존재하고 있음’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 만큼.


내가 나로서 살아갈 때, 나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된다. 그것이 내가 깨달은 삶의 열쇠다. 나를 채우는 데는 요란한 소음이 필요 없다. 조용한 독서, 사색, 사랑, 고요한 몰입. 그것들이 쌓여 나를 만든다.


외부가 나를 알아봐주는 순간이 오면,

그것은 부록일 뿐.

핵심은,

내가 나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시선의 바다에서 휩쓸리지 않는

단단한 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법의 미래는 철학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