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시대의 철학자

by 신성규

나는 전통적인 철학자가 아니다. 고전을 인용하며, 고전의 구절에 기대어 사유하는 사람도 아니다. 전통적인 철학은 고전을 통해 사유하고, 분절된 학문은 각자의 영역에 갇혀 있다. 하지만 나는 분야를 넘나들며, 기술과 사회, 자본과 감정, 신체와 시스템을 하나의 유기적 패턴으로 받아들인다. 그 안에서 철학은 질문의 언어가 되고, 공학은 해석의 도구가 된다. 나의 철학은 살아있는 구조 속에서 태어난다.


나는 기술을 다루되, 단순한 기능이나 효율의 문제가 아닌, 기술이 삶에 던지는 본질적 물음에 주목한다. 기술은 지금, 인간의 언어를 바꾸고, 관계를 재구성하며, 감각의 패턴까지 다시 쓰고 있다. 내 사유는 ‘직관’에서 출발한다. 직관은 아직 언어화되지 않은 세계의 맥박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감각이다. 그리고 그 감각을 분석적 구조로 정제해, 통찰로 전환한다.


기술은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시대의 언어이고, 권력의 손길이며, 인간 정신의 새로운 형태를 구성하는 장치다. 나는 이 기술을, 철학을 펼칠 무대로 삼는다. 하이데거가 말한 “기술에 대한 물음”이 아직 유효하다면, 나는 그 물음을 넘어, “기술은 인간의 무엇을 다시 쓰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싶다.


현대의 기술 기업들은 자본과 권력을 쥐고 있지만, 그들이 다루는 것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삶의 모든 구조, 감정, 욕망, 인식의 틀을 뒤바꾸는 거대한 프레임이다. 이 거대한 흐름을 읽는다. 그리고 그 흐름을 해체한다.


내 철학은 데이터와 권력, 노동과 정신, 자본과 신체 사이의 구조적 긴장을 탐색한다. 기술에서 철학을 읽고, 철학에서 공학의 구조를 발견하며, 사회에서 신체와 감각의 흐름을 읽어낸다. 그 모든 것은 ‘패턴’으로 다가오고, 나는 그 패턴 속에 숨겨진 진실을 직관으로 낚아챈다.


전통적 학문은 분절되어 있지만, 나의 정신은 끊임없이 통합하고 있다. 나는 이 세계가 분절된 학문들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작동하고 있음을 느낀다. 철학은 그 유기체의 리듬을 듣는 예민한 청각이다.


내가 추구하는 철학은 실천적이고, 분석적이며, 동시에 예술적 감각을 지닌다. 나는 사유하는 동시에,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내면을 탐색한다. 이러한 통합적 사고는, 내가 단지 철학자이거나 기술자가 아닌, ‘시대를 읽는 사유의 실천자’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기술 시대의 철학자다. 직관과 구조, 감각과 논리, 철학과 공학의 경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유의 지형을 스스로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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