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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태하 Apr 24. 2024

글은 쓰고 싶은데 글 쓰긴 어려워


일상을 지내다 보면 글감으로 삼고 싶은 주제들이 떠오른다. 돈에 관한 이야기, 우리 부부의 이야기, 인간관계, 직장생활 등 써보고 싶은 주제는 자주 떠오른다.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방이나 메모장에 괜히 목차를 작성해두기도 한다. 그럼 마음속으로 글을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수백, 수천 개의 글을 작성했다.


작가로서 집필활동을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책상에 반듯하게 앉아 종이를 꺼내어 펜으로 글을 적어 내려간다. 혹은 노트북을 펼쳐서 글을 작성한다. 글 쓰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 왠지 대견하다.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글 쓰는 과정이 좋다. 글 쓰는 시간 동안 몰입을 경험한다. 글 쓰는 것 자체에만 집중하게 된다. 다른 것들은 잠시 잊을 수 있다. 어느 날은 글 빨이 와서 글 쓰는 1시간 2시간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글을 쓰기도 한다.


글 쓰면 글 쓴 이후의 마음도 좋다. 어쨌든 스스로 만들어 낸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만 하면 가진 것을 소모해 나가기만 하는데, 글이라는 창작물을 창조해 내면 충전되는 기분이 든다. 장기간 쌓아 둔 기록물의 개수를 보면 지금까지 꾸준하고 성실하게 살아왔구나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글 쓰기는 어렵다. 글 시작하기가 어렵다. 글을 쓰려면 일단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을 펼치던 펜을 손에 쥐던 해야 한다. 하지만 책상에 앉질 않는다. 헬스장 문 열고 들어가면 어떻게든 운동을 하게 되는데, 헬스장을 가질 않는 것처럼. 책상에 앉아야 글을 쓸 텐데, 휴대폰으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본다. 그렇게 몇 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글 쓰고 싶다는 생각이 사그라들게 된다. 편하게 살고 싶어지고 게을러진다.


글이라는 것에 대해 너무 진중하게 생각해서 어려운 것일까? 다른 사람들은 참 편하게 글을 쓰는 것 같다. 누구는 짧은 글, 누구는 별 시답잖은 내용을 글로 쓰는 것 같다. 나는 이렇게 글 쓰기를 어렵게 생각하는데, 남들은 참 쉽게 쓰고 있는 것 같다. 나의 글은 의미있는 내용일까?


잘 써야만 한다고 생각하나? 변변찮게 글쓰기 방법에 대해 배웠다. 잘 쓴 글은 기승전결의 내용이 있어야만 한다. 감동이나 감명을 줄 수 있어야 좋은 글이라고 한다. 그 정도의 글을 쓰지 못할 것이면 글을 쓰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세상에 수많은 글자 쓰레기들 속 나의 글마저 쓰레기로 추가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글은 쓰고 싶다. 하지만 글 쓰기는 어렵다. 하지만 잘 쓰고 싶다. 꾸준하게 글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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