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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주 산책

귀여워서 그려본 어느 제주도 카페

그림 같은 집 그리기 '토끼네 집으로 오세요' 종이 위에 펜, 수채

by 논이

제주도 한림에 위치한

'토끼네 집으로 오세요'

카페를 그려봤어요.

밑그림은 제주도에 살 때 그렸고

채색은 지난달 발리에 온 첫 주에 완성했습니다.


채색을 수채물감으로 하기 위해

워터프루프 펜으로 밑그림을 그려줍니다.

종이는 수채화지의 최고봉

아르쉬 세목(종이 결이 부드러워 세밀화에 적합),

방수펜으로 만화가들에게 유명한

피그마 마이크론 펜 005, 01을 사용했어요.


연필로 스케치를 먼저 하고

펜선을 따고 나서 지우개로 연필선을 지우면

펜선이 살짝 희미해지고

얇게 그린 선은 자취를 거의 감춰

지우개질 후 다시 펜선을 그리는

이중노동(일명 뻘짓)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젠 웬만하면 연필선으론 중요한 선만 그리고

과감하게 펜으로 그리는 버릇을 들이고 있어요.


날카로운 펜촉과 잉크를 사용해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그렸을 땐

지우개질 해도 펜선이 안 날아가서 좋았지만

펜촉과 잉크관리 및 귀차니즘으로

피그마펜으로 갈아탔어요.


홀베인 수채물감과 신한 전문가용 수채물감으로 채색합니다. 붓은 루벤스, 화홍, 바바라 사용.


창밖 경관을 펜선으로 그리지 않고 붓으로 그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제주도 풍경을

아련하고 서정적인 느낌으로 표현해 봅니다.

돌담과 청기와집이 보이는 카페에 놀러 오세요.

토끼네 집으로 오세요.


사용한 붓들 그리고 클립보드. 그림에 집게 자국이 너무 심하게 남아 냅킨으로 꼭 보호해 줍니다.


그림 속 액자에 담긴 그림들은

모두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집들을 그린 거예요.

제주도 오기 전에 4년 동안 살았던 곳이라

그리움이 많이 남았나 봐요.

제 영혼의 고향 스코틀랜드에

편하게 머물 집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제주도에서도 안식처를 찾아 헤맸는데

어디에도 없었어요.

(노숙자는 아님)

과연 발리에서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인생은 진정한 나만의 집을 찾아 헤매는

끝없는 여정 같아요.




사실 이 그림은 미완성이에요.

글쎄 그림자 처리를 안한걸

지금 알아차렸지 뭐예요!

완벽하지 않아 더 정이 갑니다

라고 자기합리화해 봅니다.

펜으로 집 그리기를 하며

평생을 불행하게 했던

완벽주의와 멀어지고 있어

다행이에요.

삐뚤빼뚤한 선이 좋아지기 시작한 요즘입니다.

자를 대고 그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그림을 추구합니다.

(자그추 그림쟁이 논이)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그림은 인스타그램

@nonichoi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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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꽃그림 전문 화가예요.
진정한 집을 찾아 지구 위를 떠돌며 그림 그리는 노마드 논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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