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으며 영화를 봅니다 - 3

작은 극장의 작은 대화

by 노움

"저번에 고마웠어요."

"네?"

"저번에... 감독님 사인 받아가라고 말씀해 주셔서 덕분에 사인 받았어요. 고마워요."


워낙 극장이 작다 보니 꾸준히 극장에 와주시는 분들의 얼굴은 낯이 익기 마련입니다.


그중에서도 저 대화의 주인공인 관객분은 제가 거의 이곳에서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와주신 분이니 어느덧 6년가량 꾸준히 극장을 찾아주셨는데요. 항상 예의 바르고 조금은 작고 조용한 목소리로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인 분이었죠.


그 오랜 기간 동안 서로 티켓을 주고받는 그 짧은 대화가 전부였지만, 딱 한번 제가 오지랖을 부려 그분이 영화를 기다리고 계실 때 옆에서 하고 있는 사인회 행사에 가보시라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난생처음 그분이 제게 먼저 말을 거셨던 거죠.


그 이후로 저희는 다시 티켓만 주고받는 드라이 한 사이로 돌아갔지만, 제 마음속 한켠에는 그분의 작지만 다정한 목소리가 깊이 남았습니다.

작은 극장에서 생기는 이런 작은 교류로 다시 힘을 내서 극장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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