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으며 영화를 봅니다 - 2
울면 별점 반개 추가
영사기사로 일하며 나 홀로 개봉 전 영화들을 테스트하다 보면, 영화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가 조심스러워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재개봉 영화와 같이 비교적 사전에 정보를 얻기 쉬운 영화들이 있는 반면, 정말 정보가 새하얗게 없는 영화들도 있거든요.
그럴 땐 우선 졸았느냐, 울었느냐 이 두 가지를 영화에 대한 저만의 평가 기준으로 삼곤 합니다.
"안 졸고 다 봤는데, 펑펑 울었어."는 이 기준으로 봤을 때 최고의 영화가 되는 거죠.
저는 영화 평론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고 말 그대로 영화가 잘 상영되는지를 검사하는 것이 주 업무인 사람이라 이 영화의 최종 상영본이 잘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합니다.
테스트를 할 때면, 올림픽 경기에서 예술점수와 기술점수를 매기는 종목들처럼 두 가지 균형이 잘 맞는 영화. 그리고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몰입을 주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심야의 텅 빈 영화관에서 테스트를 거의 마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면 이런 류의 생각을 하며 퇴근 준비를 해요.
"이 영화 사운드 채널이 아주 쫄깃하게 잘 맵핑이 되었으면서 용량과 러닝타임도 적당해. 거기에 영화도 손맛이 느껴지는군. 당장 내일부터 영업해야겠어. 엉엉 크레디트 음악 당장 플레이리스트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