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한 강단 있는 엄마와 그 엄마의 전 생애에 걸친 프로젝트를 함께 마무리 지어주기 위한 딸의 여정이 담겨 있다.
이들은 재일교포로서 일본에서 사는 조선인이 겪었던 실제 상황들을 알리고자 그 현장을 겪은 조선인들을 찾아가 '직시'하고 그 상황을 그대로 '기록'했다.
엄마가 기록한 자료들은 엄마의 나이만큼이나 열화 되었고, 누구 하나 꺼내보는 이 없이 켜켜이 쌓여만 있었다. 이를 들추는 딸 덕분에 엄마는 카메라 앞에서 서로 투닥이며 현재 상황을 추가로 기록해 나간다.
이 영화에서 사실 기억에 남은 장면은 그녀들이 방대하게 기록하고 정리한 교포들의 힘겨운 삶보다도 그 삶을 대하는 두 감독의 자세다.
영화의 초반부 엄마는 "젊은 세대를 위해 친절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난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고, 내가 영화다"라고 강한 어조로 외치고, 딸은 "카메라에 대고 엄마라고 하지 말라"라고 외친다. 이 진지한 태도에 압도되어 나도 영화를 진지하게 보게 된다.
그리고 "너랑 (영화작업) 못하겠다."라고 넌더리를 내는 엄마의 모습에서 나와 내 엄마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꼈다.
영화의 마지막 엄마는 서서히 자신의 시력을 잃는 병에 대해 말하며 하지만 본인의 기억력이 좋다는 말을 덧붙인다.
비록 한치 앞이 안보일지라도 기억하면 되살아나는 목소리가 있다. 잊으면 안 되는 사건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기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