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아가

by 박신영

큼직큼직한 손과 발, 떡 벌어진 어깨에 비해 또래보다 키가 작았던 상우는 작년에 많이 자라서 내 키를 훌쩍 넘었다. 그래서 다소 안심했다. 키 뿐만 아니라 몸무게도 늘어서 나보다 10키로는 더 나가게 되었다. 누구나 요즘 우리 상우를 보면 살이 좀 올랐다 고 하신다.


하늘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상을 마치고 오랜만에 간 동생네에서, 덩치 큰 우리 상우가 아직도 '나의 아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래 오래 곁을 지켜주어야겠다는 다짐도.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조카가 어찌나 살갑게 구는지 내 곁에서 떨어지려하지 않는 모습, 업어달라는 모습을, 상우는 옆에서 잠자코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내게 와서는 자기도 업어달란다.

170에 65키로로 훌쩍 큰 우리 아들. 우리 아기 상우. 집에 있을 적에 장난처럼 "업어줄까 ?" 할 때는 손사레를 치던 상우가 이모 껌딱지가 된 사촌동생에게는 샘이 났던가보다.


잠깐 머리가 아찔했다. 어릴 적에야 목마도 태워주고 업기도 많이 했지만 이렇게 내 키보다 큰 아이를 어떻게 업을 수 있을까. 그러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상우를 등에 업고 번쩍 들어 방 이곳 저곳 몇 걸음씩 걸어다닐 적엔 나도 놀랐다. 혹시 내가 상우를 못 업으면 어쩌나, 상우가 무안해할텐데 어쩌나, 마음으로 동동거리던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다.

상우가 일곱살 아이가 된 것처럼 나 역시 일곱살 아이를 업고 어르던 그 때의 엄마가 되어있었다. 상우를 무안하게 만들지 않아서 마냥 기쁜 나..



기쁘다. 정말 기쁘다. 내 아이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 별을 보고 출근하고 달을 보며 퇴근하더라도 집에 오면 항상 내 아기가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은 너 하나로 이미 넘치도록 충분하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리고 기쁘다. 네가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으리라는 사실이. 컸다고 날 외면하고 가지 않고 늘 나와 함께 있으리라는 사실이.


어느덧 너는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훌쩍 커버린 여드름 덕지덕지 난 얼굴을 바라보면서 난 또한 네게서 어릴 적 내 아기의 얼굴도 떠올린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언제까지나. 나의 귀여운 아기.

사랑한다. 사랑한다. 늘 내 곁에 항상 함께해 줄 귀여운 내 아가.

매거진의 이전글우리를 구할 <제5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