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이니율 Jun 11. 2024

정신없는 김밥

6월 월간 김밥

이번달에도 어김없이 김밥을 만들었다. 여기저기 나누고 몇끼를 먹고나니 재료가 거의 남지 않았다. 재료를 추가로 만들어서 김밥 하나라도 더 만들까, 아니면 잘게 썰어서 볶음밥을 할까 고민하다가 다시 김밥으로 만들기로 했다. 나의 김밥 사랑은 참 대단한 것 같다.




계란과 당근이 없어서 계란, 당근 2개만 꺼냈다. 당근 먼저 채썰었다. 조금만 하려고 했는데 당근 1개를 다 썰다보니 양이 또 많아졌다. 당근 듬뿍 먹자 싶어 그대로 모두 볶았다. 소금을 넣어 간도 했다. 계란은 잘 풀어서 지단을 부쳤다. 그리고 한 김 식혀 길쭉하게 잘랐다. 남은 계란은 바로 입속으로 직행이다. 이렇게 먹는 계란은 더 맛이 좋다. 별미다. 밥에 참기름과 식초, 소금을 넣고 간을 하고 김도 꺼냈다. 남아있던 재료들도 서둘러 꺼냈다.


밥을 얇게 펴고 재료를 하나씩 올렸다. 부추나물과 우엉조림은 정말 조금 남아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 넣었다. 어묵은 많이 남아서 3개를 넣었다. 당근은 더 많아서 더 많이 넣었다. 동그랗게 말아 썰고 위에 깨소금도 야무지게 뿌렸다. 만들어진 김밥을 보니 배가 고파서 바로 꼬다리를 집어 먹었다. 그런데 맛이 이상했다. 뭔가 허전했다. 김밥을 다시 살펴봤다. '아, 단무지가 빠졌다.' 


예전에는 계란을 빠트려서 잘게 잘라 빈공간에 우겨 넣은 적도 있다. 이번에는 단무지를 빠트렸는데 얇은 채모양이라 중간에 넣기는 어려워보였다. '그래, 내가 먹을건데 뭐 어때' 라고 생각하며 마치 의도한 것처럼 단무지를 김밥 위에 조심히 올렸다. 생각보다 그럴싸했다. 단무지를 안에 넣든 위에 넣든 맛은 똑같다고, 단무지를 많이 먹을 수 있어 오히려 잘됐다고 위안을 삼았다.


자연스럽게 단무지 올려 마무리하기! :)


6월, 이번 달 김밥은 이렇게 정신없이 마무리되었다. 그래도 김밥으로 한 달을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급하게 싸서 모양도 볼품없지만 맛있어서 실수도 실패도 다 잊게 된다. 새삼스레 김밥이 참 고맙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은 추억이 될 김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