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력, 닮고 싶게 만드는 리더의 덕목

by ShionJins

“팀장님은 혼내도 미워할 수가 없어요.”
점심시간에 누군가 이런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은 피식 웃지만 속으로는 조금 부럽다.
어쩌면 그 팀장은 요즘 말로 ‘덕질력’이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요즘 회사에도 덕질이 있다.
누군가의 일 처리 방식이 멋져서,
메일 문장이 이상하게 마음에 들어서,
회의 때 던진 한마디가 오래 남아서,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자꾸 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아이돌 팬심이 아니라 일터의 팬심,
그게 바로 ‘직장 덕질’이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건 꽤 설명이 된다.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이를 유사성 매력 가설(Similarity–Attraction Hypothesis)이라고 부른다.
나와 가치관이 비슷하고, 말하는 방식이나 일하는 결이 비슷하면
‘저 사람은 내 편일 것 같아’ 하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다.
이 안정감이 대화의 장벽을 낮추고,
‘함께하면 괜찮겠다’는 신뢰를 만들어낸다.
덕질의 시작은 결국 심리적 안전감이다.


『2025 대한민국 인게이지먼트 트렌드』에서는
한국 직장인의 몰입을 두 가지로 나눈다.
관계 중심 몰입과 성과 중심 몰입.
재미있는 건, 관계 중심 몰입이 높을수록
성과 중심 몰입도 자연스럽게 따라 오른다는 사실이다.
결국 좋아해야 잘한다는 말이다.
좋아함이 신뢰를 낳고, 신뢰가 몰입을 낳는다.


그런 의미에서 덕질력은 리더십의 또 다른 얼굴이다.
‘따르게 만드는 힘’보다 ‘닮고 싶게 만드는 힘’.
너무 완벽한 리더보다, 약간의 인간미가 있는 리더에게
사람들은 더 깊이 빠져든다.
“나도 저렇게 일하고 싶다”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이 마음이 바로 몰입의 출발선이다.


덕질력은 리더 혼자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가 ‘나랑 좀 닮았네’라고 느낄 여백을 만들어줘야 생긴다.
후임이 덕질할 수 있게,
공감할 틈을 남겨두는 리더.
그게 진짜 매력이다.


리더십의 시대는 이미 바뀌고 있다.
이제는 무게감보다 온도감이,
지시보다 공감이,
두려움보다 덕질이 팀을 움직인다.


그래서 요즘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과연, 덕질할 만한 리더인가?”
아니면 여전히, 팀원들의 눈에는
‘그냥 일 시키는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