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와 해시태그로 배우는 민주주의

온라인에서 거리로 이어지는 시민참여의 문화

by ShionJins
img_20220826132941_y87r7037.webp 출처: 인사이트(2022.08.26.) 지옥철에 끼여있는데..(중략)


디지털 시대의 시민들은 이제 거리보다 화면 속에서 더 자주 모인다.
유튜브의 영상,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트위터(X)의 실시간 토론은
시민들이 사회와 관계를 맺는 새로운 형태의 광장이 되었다.
Henry Jenkins 외 (2015)는 저서『Participatory Culture in a Networked Era: A Conversation on Youth, Learning, Commerce, and Politics』 에서 이러한 현상을 “참여문화(Participatory Culture)”라 정의했다. 그는 시민이 더 이상 정보의 소비자가 아니라, 의미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적 실천자라고 보았다.


SNS는 개인의 일상 기록을 넘어서, 사회적 감수성을 배우는 시민교육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유튜브의 시사채널은 토론의 장이 되고, 인스타그램의 밈은 사회문제에 대한 감정적 해석을 촉발하며,
트위터의 해시태그 운동은 공감의 언어를 정치적 연대로 확장시킨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단순히 ‘의견을 표현하는 법’이 아니라 ‘공공의 언어를 학습하는 법’을 익힌다.
Jenkins의 참여문화론은 바로 이러한 학습적 전환을 ‘문화 속 민주주의의 진화’로 읽는다.


그러나 SNS의 참여가 언제나 진정한 민주주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알고리즘은 시민의 시야를 좁히고, 감정은 종종 숙의보다 빠르게 확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완전한 참여 속에서 시민은 공공성의 감각을 훈련한다.
Hoskins와 Deakin-Crick(2010)은 이를 ‘비형식적 시민학습(informal civic learning)’이라 부르며, 일상적 미디어 경험이 민주주의를 “살아보는 학습”이 된다고 분석했다. 즉, 참여는 완성된 행동이 아니라, 시민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온라인의 경험이 오프라인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트위터의 해시태그 운동이 실제 집회로 전환되고,
유튜버의 사회문제 콘텐츠가 청년들의 지역 캠페인으로 확장된다.
디지털 참여는 현실 행동을 예열하는 시민경험의 인큐베이터다.
‘좋아요’로 시작된 참여가 결국 거리의 목소리로 변할 때,
참여문화는 비로소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교육과정이 된다.


이제 시민교육은 “참여하라”는 구호를 넘어,
“참여를 해석하고 반성적으로 이어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
Pangrazio와 Sefton-Green(2020)이 말한 ‘플랫폼 리터러시(platform literacy)’처럼,
시민은 플랫폼의 구조와 권력을 이해할 때 비로소 자율적 참여자가 된다.
SNS 시대의 시민성은 기술적 숙련보다 공공의 의미를 읽어내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삶으로 실천하려는 문화적 의지로 완성된다.


좋아요 하나, 짧은 댓글 하나가 사소해 보일지라도
그 속에는 사회를 배우고 바꾸려는 시민의 학습이 담겨 있다.
오늘의 민주주의는 교과서가 아니라,
스크롤과 해시태그 사이에서 자라나는 생활세계의 배움 속에 있다.
온라인 시민참여는 디지털 행위이자, 오프라인 변화를 예비하는
21세기형 시민교육의 문화적 실험실이다.






[출처]

https://www.politybooks.com/bookdetail?book_slug=participatory-culture-in-a-networked-era-a-conversation-on-youth-learning-commerce-and-politics--9780745660707

https://doi.org/10.1111/j.1465-3435.2009.0141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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