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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Dec 20. 2020

당신도 문맹일 수 있다.

글은 안 읽고 싶거나, 읽으려 해도 잘 안 읽힌다면 나도 '꼰대'다?

    문맹률 1% 우리나라. 한글을 배운 한국인이면 누구나 글자를 읽는다는 것인데,    믿기 힘든 기록이 나와 모두가 경악했다. OECD 국가  중장년층 성인 대상으로 조사했던 '실질 문맹률'에서 우리나라가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기사였다. 검사 결과가 맞는지 찾아보니 문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러 연구자료들을 찾아보니 맞는 듯했다. 교육열이 이렇게 높은 나라에서 문맹률이 나올  있다는 것이 의아하지만 분명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혹은 알고도 모른 체했던 현실이 드러났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실질 문맹' 무엇이며 우리나라는  부분이  약한지, 앞으로 어떤 문맹들이 새롭게 생겨날지 살펴보려 한다.

*주의 : 이 글은 '꼰대(both 젊은 & 늙은)' 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실질적으로 해석해보려한 글로, 특정 세대를 비하하거나 비난할 목적이 결코 없습니다!ㅠ


    ‘실질 문맹’은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을 기준으로 삼는데, 이 실질 문맹은 산문, 문서, 수량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쉽게 말해서 텍스트 정보를 이해해서 사용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다는 것(by 한국교육개발원). 아이러니하게도, 문맹률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이 ‘실질 문맹률’에서 꼴찌다.





우리나라의 기록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2013년 당시의 나이로 계산하셔야 합니다.)

(OECD 24개국 중)


1. 16~24세의 문해력 -> 4위
2. 25~34세의 문해력 -> 6위
3. 35~44세의 문해력 -> 13위
4. 45~54세의 문해력 -> 21위(뒤에서 3등)
5. 55~65세의 문해력 -> 21위(뒤에서 3등)


모든 국가 통틀어서 이렇게 문해력이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교육의 기회가 더욱 보편적으로 제공되고 있고, 나이가 듦에 따라 인지능력이나 독해능력이 떨어지는 신체적 한계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흔히 겪는 보편적인 현상인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6~24세와 55~56세 그룹의 문해력 차이이다. 이 두 그룹의 문해력 차이가 OECD 24개국 통틀어 가장 크다는 것이 경악스러운 결과인데, 우리는 왜 교육열이 높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세대와 기성세대의 문해력 차이가 특히 더 큰 것일까? 한국의 현 수준을 알기 쉽게 두 가지 표로 정리해보았다.





 

   첫 번째 표에서 16~24세 문해력은 다른 나라 평균보다 많이 웃돌지만 54~65세의 문해력은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표는 16~24세와 54~54세층의 문해력 점수차가 가장 적은 영국과 한국의 차이를 비교한 표이다. 54~65세의 평균 점수와 16~24세 층의 평균 점수 차이가 1점밖에 나지 않는 영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50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 꽤 충격적이다. 다른 나라들의 두 연령대의 점수차도 평균적으로 20점을 웃도는 정도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세대 간 교육 경험의 차이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그럼 연령이 높아질수록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이는 한국이 급속한 산업화를 겪었기 때문에 더욱 특출 나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든다.


    그런데 이 아래의 표를 보면 조금은 숙연해진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가 감소 곡선이 가파르다. 급속한 산업화, 정보화의 사회 변동을 거쳐 온 한국사회에서 연령대별 문해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교육 경험의 차이를 두고 특정 세대를 탓할 수는 없다. 배우려는 동기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성장하고 싶다는 흥미는 사회적인 분위기로 형성되는 것이기도 하다.


    20대 초반을 정점으로 하여 나이가 들수록 문해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한국사회의 특이한 현상은 청년들에게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거나, 이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활용할 노동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현상은 반대로 젊은 세대들 또한 배움의 노력을 계속 이어나가지 않으면 결국엔 실질 문맹이 될 운명이라는 새드엔딩의 스포가 되기도 한다. 특히 두 세대가 서로 대화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런 소통의 벽이 생겨난 이유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의 '부재'에서부터 온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점차 '내가 배운 것이 옳고, 내가 옳다.'는 소용돌이에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는 것. 나는 20년 후에 어떤 중년이고 싶으며 3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이어나갈 지 결정하는 것은 이러한 마음가짐에서 시작한다. 고로 나는 늙어서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배움을 이어나갈 것이다. 내가 배웠던 것과 지금 배우는 것과 앞으로 내 자녀 세대들이 배워나갈 것은 서로 다르므로.




    한 기사자료에서 생긴 의아함이 물음표가 되고, 이 물음표를 따라 여기저기 자료조사를 해보면서 느낀 것은 이렇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우리나라가 '먹고살기 바빠서'라는 이유이자 핑계로 배움을 등한시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은 아닌지, 어린 세대들의 배움은 당연시하지만 그들의 말은 '건방지다'거나, '요즘 애들이 문제다'라며 애써 귀를 닫아보려 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는 교훈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자녀 세대로서 우리 부모님이 뭔가를 모를 때 '엄마 아빠는 이런 것도 몰라!'라는 감정을 한 순간이라도 갖지 않았는지, 그들이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어플의 사용법을 익히려 노력할 때 조금이라도 도와주려 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 이상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궁금했던 점을 조사한 통계자료와 연구논문들의 기록 -



참고 :

- 황혜진. (2015). OECD 성인역량조사 결과에 나타난 세대 간 문해력의 차이. 통일인문학, 61, 585-612.

- 박대기. [취재후] 한글은 쉬운데 중장년 ‘실질 문맹’은 왜 많나?. KBS NEWS. 2014.11.24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2972046

- 이진송. [2030 세상보기] ‘난독증’이 아니라 ‘실질 문맹’. 한국일보. 2016.07.06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607061477289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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