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강의 14년차가 되고 더불어 미디어 강의를 하고 보니 통합독서 강의에 대한 접근이 확실해졌어요. 그러면서 다른 강의 분야도 얼마든지 융합할 수 있겠구나 싶어요.
창의성은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날 때 생겨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 역시 산업디자인, 교육학, 문화학까지 다양한 공부를 하고, 실업무 경험도 인테리어, 건축전기, 교육, 강사, 경영까지 하다 보니 창의적인 기획이 가능해졌어요.
미디어 분야 역시 기능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것에서 역사와 윤리에 대해 요청이 오고 있어요. 어느 학문이든 깊이를 더해가면 결국 역사와 철학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강사 과정 때 수업한 교수님 말씀이 생각나네요. 저도 단순한 기능을 알려주는 것의 한계를 느껴 미디어 문화연구를 하려고 박사과정을 시작했거든요. 요즘은 정말 다양한 과점에서 미디어를 들여다보고 있어요. 미디어 리터러시, 미디어의 역사, 철학, 가짜뉴스, 문화심리학 등 많은 책과 영화, 논문들을 보면서 새로운 분야를 알아간다는 것의 재미를 경험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모든 사람에게 온라인 생활이 당연한 삶의 모습이 되었어요. 온라인으로 강의 시청을 하고, 집에서 음식, 책,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명절이나 가족 모임뿐만 아니라 일과 관련된 모임까지 온라인으로 하고 있죠. 5인 이상 모이지 못하게 하는 지난 설날엔 형제들이 번갈아 가며 부모님을 찾아뵙고 또는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할 줄 아는 자식이 부모님 댁에서 형제들을 초대해 인사하기도 했다더군요. 이제 장례문화, 제례문화도 바뀔 것 같아요.
일상이 온라인이 되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미디어 세상을 경험했으니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실버 독서회에서도 줌으로 모임을 하고 있으니 전 세대가 다 활용하는 거죠.
미래사회는 미디어와 융합한 융복합이 답이란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던 것에 더하기를 하는 거죠. 융은 녹인다는 뜻이고 합은 합친다는 뜻이니, 기존의 나의 것을 녹여 새로운 것을 합치는 것이 융합이에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유연한 사고와 더불어 비판적 사고가 필요할 거예요. 다른 것을 배척하고 편견에 사로잡혀서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가 없죠. 그렇다고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위험하니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거고요. 비판적 사고는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몸에 밴 상태가 되어야 언제든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겠죠. 그러기 위해 옳고 그름에 대해 과연 어디까지 옳은 것이며 그 상황과 맥락에 대해 이해도 해야 할 거예요. 그 정보가 누구에게 이로운가도 따져봐야겠죠.
기술의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는 기술 위주의 미래학자,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역행을 가져오고 인간성을 없애니 마치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같은 인문학자,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예측하며 사회적 행동에 동참하라는 사회학자. 어쩌면 이들의 이야기를 비판적 사고 없이 들으면 모두 맞는 말이고, 아니면 내가 듣고 싶은 원하는 말만 듣고 싶은 확증편향에 빠져 다른 분야의 사람의 말은 아예 귀를 닫는 경우도 생기겠죠. 그래서 나만의 시각과 관점을 가지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을 어느 부분은 맞고 어느 부분은 틀리는지 잘 판단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요.
너무 멀리 왔다고 느낄 수 있지만, 강사라면 자기의 관점을 가지고 배울 건 배우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자세로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고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술과 미디어는 도구일 뿐이에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죠. 융합하기 위해 자신의 분야를 잘 녹여내는 도구로 미디어는 매력적인 도구예요. 이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매거진으로 준비해보려고 해요.
이상으로 꿈의 강사학교 매거진을 마칩니다. 10편의 글을 쓰며 저도 정리가 되어서 좋았어요. 다음은 통합독서 주제로 매거진을 써보려고 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