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길 잘했구나~

상담 후기

by N잡러

요즘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개인상담 요청이 늘고 있어요. 어제도 미리 시간과 날짜를 정해 대면 상담을 했어요. 학교폭력 신고가 된 것은 아니지만 한 달 동안 마음고생을 했다고 해요. 부모님 모두 상담을 했는데, 아버님이 제 책 [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를 사서 읽어보고 부인과 아이도 읽었다고 해요.


학폭 상담을 하면 처음엔 사안처리, 즉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궁금해해요. 그러다 자녀와의 관계, 부모역할까지 이어져요. 부모는 처음이고 아이의 성장과정 중 겪는 일도 처음이죠. 영유아, 초등, 중등, 고등, 성인 각 나이별로 부모역할이 다르거든요. 영유아는 당연 육아로 먹이고 입히고 놀아주고 상호작용해주면 되고, 초등은 기본생활습관에 초등에서 익혀야 할 기본 교육을 챙겨주면 돼요. 여기까진 그렇게 힘들지 않은 이유가 아이도 웬만하면 부모 말 잘 따르기 때문이에요. 중등부터는 사춘기가 오고 또래관계가 더 중요해지는 시기고 정체성 확립하는 시기라 그동안 잘 듣던 부모 말도 거부해요.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변했어요. 달라졌어요."라고 해요. 전 이건 당연한 성장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자기 생각과 주관이 생겼다는 거죠. 이 시기에 부모 말 잘 듣는 아이는 또래에게 '마마보이, 마마걸'이라고 보여요. 저의 아이도 "걔는 뭐든 엄마한테 물어봐. 답답해."라고 했어요.

이야기가 옆으로 많이 빠졌네요. ㅎㅎ 고등, 성인의 부모역할은 다음 기회에 이야기해볼게요.


그래서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를 대하는 태도, 부모로 삼가야 하는 모습, 자녀와 대화하는 것까지 이야기하게 돼요. 어제도 같았어요. 부모로 자녀에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자기 때문에 부모님이 힘들어하니 죄책감을 느껴요. 그리고 다음부터 부모에게 숨기고 이야기하지 않아요. 부모는 항상 자녀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신뢰를 줘야 해요. 무엇보다 힘든 자녀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것이 먼저예요. "너 학교생활하기 힘들지? 엄마가 생각해도 너무 괴롭고 힘들 것 같아."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 아이는 힘을 받고 다시 생활할 수 있어요.


중등 부모님이 자녀를 대하는 태도 중에 부모님이 답을 정해놓고 "그렇게 하지 마. 이렇게 해."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부모님이 알고 계시는, 제시하는 방법이 정답일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중등 시기엔 부모님 말씀을 따르기보다 반발하는 마음이 자연스러운 마음이라(자기 주관이 생겨나는 시기라)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과 기회를 주셔야 해요. 그리고 결정은 아이 스스로 내려야 행동도 하겠죠. 자녀가 "나는 그냥 다른 아이랑 장난치며 놀았어."라고 할 때 "그랬어? 그렇지. 너는 그럴 수 있었겠다. 그럼 상대 아이는 너의 그런 모습을 보고 어떤 마음일까?"라며 질문을 하는 거죠. 그럼 아이는 상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할 거예요. "그 아이 입장에서는 나의 그런 모습이 불편할 수도 있겠네."라고 말이죠. 그럼 그때 다시 "그렇겠지? 그럼 넌 다음부터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 같아?"라고 다시 물어보는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것, 질문할 때 부모님이 원하는 답을 가지고 의도적인 질문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거예요. 왜냐하면 인간은 영적인 동물이라 말로 하지 않아도 '의도'를 파악해요. 이건 말 못 하는 어린아이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정말 궁금해하고 아이의 마음으로 질문하셔야 해요. 추궁하듯이 질문하는 것도 당연히 안 되겠죠.


내담한 부모님은 현명해서 바로 무슨 말인지 이해하셨고 그동안 삼가야 하는 태도를 몰랐다며 알았다고 그렇게 해보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제 책의 에필로그도 너무 좋았고 당신들은 한 달 마음고생도 이렇게 힘든데 그 긴 시간을 견디셨냐며 대단하다고 해주셨어요. 그리고 책이 도움이 되었다며 만나서 꼭 감사인사를 하고 싶으셨대요.

그 말씀을 들으며 오히려 제가 감사했어요. 책 내기 전에 가해자가 자랑이냐 라는 말까지 들어서 가해자 엄마로 책 쓰는 것을 주저했거든요.


어제 부모님은 큰일이 생기기 전에 이번 일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오히려 아이와 관계도 좋아졌다고 해요. 구체적인 사안처리방법을 알고 싶어 하셔서 그 부분도 알려드렸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지에 대한 것도 말씀드렸어요. 궁금하신 것들 해결되었다며 돌아가시는 모습이 한결 편해 보여서 저 역시 좋았어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으로 연락드렸으면 좋겠어요. 정말 상담사 같은 분이 계셔서 너무 큰 힘이 됩니다."라고 문자를 주셨어요. 과분한 말씀에 다시 한번 책을 쓰길 잘했구나 했어요. 지난번 감사 메일에 이어 이번 상담까지 저야말로 여러 분들 덕분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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