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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나누는 다문화가정 정리코칭

창녕군 가족센터

창녕군 가족센터,

배우고 나누는 다문화가정 주방 정리 코칭 (1회기)

창녕군 가족센터 다문화 가족을 만나러 고속도로에 올랐다. 다문화 가족에게 더 절실한 정리수납, 지난해에는 몇 차례에 걸쳐 줌으로 진행했었다. 올해는 보는데 그치지 않고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기대하며 두 차례에 걸쳐 현장 코칭을 계획했고 오늘이  첫 코칭 일이다.

창녕군 가족센터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 40여 분을 달려 창녕군 가족센터에 도착했다. 가족센터 앞마당의 하늘이 시원한 바다처럼 참 예쁘다. 우리 다문화 가족의 마음을 닮았다. 오늘 함께할 분들이 속속 도착한다. 유모차를 밀고 들어오는 분은 둘째를 임신 중이다. 대부분의 분들이 자녀가 3명으로 애국자가 따로 없다.

창녕 특산물 양파

다 함께 센터 차량에 올랐다.  몽골에서 온 한 분을 제외한 모두가 베트남 출신이다.  오랜만의 만남이 반갑고 또 자주 보면 더 할 말이 많은 것처럼 하하 호호 수다 삼매경이다.  먼 이국에서 보는 고국 사람, 얼마나 반가울까 덩달아 미소가 난다.  뒤로 돌아보며 웃는 나를 위해 친절한 한 분은 대화 내용을 얘기해 준다. 참 예쁜 사람들이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창녕 특산물 양파,  뙤약볕 아래서 양파를 수확하는 모습에 엄마를 본다. 망 속에 양파가  알알이 들어찬 석류 속 같다. 매콤 달콤 양파, 새콤달콤 석류 생각에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양파밭 옆으로는 갓 모내기한 파릇한 논이 보인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양파가 더 맛있는 이유, 밥이 더 맛있는 이유는 이런 수고로움 덕분이다. 감사하다.


센터에서 20여 분을 달려 유채꽃으로 유명한 남지의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에 도착했다. 문을 활짝 열고 반기는 일본 분이다. 한국에 오신 지는 20여 년이 훌쩍 지났다는 얘기다. 지난해 줌 수업을 들은 분은 한 분밖에 없어 간단하게 정리 순서에 대해 얘기하고 함께 정리에 들어갔다. 추억의 물건부터 사용하지 않은 꽤 많은 물건이 각각의 이유로 자리하고 있었다. 비움이 시급해 보이지만 역시 비움 앞에 결정 장애, 못 버리는 병은 여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2시간이라 그리고 초보 분들이라 어느 한 부분만 코칭하는 계획이었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2시간이 훌쩍 지나 아이들 데리러 갈 시간이 되었고 여기까지만 하자고 하셨지만 또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분들 먼저 보내드리고 남아 고객과 둘이 마무리했다.  센터까지 운전해 준 담당자분이 시원한 커피를 사 오셨다. 훤한 주방에서 조금은 편하게 요리할 모습을 떠올리니 커피 한 모금이 사이다처럼 시원하다.

선물

나서려는데 "강사님 양파 좋아하세요?" 묻는다. 좋아한다는 말에 베란다에서 말리던 양파를 좋은 것으로 골라 담는다. 그만 담아도 된다는데 좋은 숫자로 주고 싶다신다. 여느 나라나 좋은 숫자 중히 여기는 숫자, 수가 있나 보다. "맛있게 잘 먹을게요!" 복도식 아파트, 환하게 웃으며 끝까지 손을 흔드는 고객이다.

창녕군 가족센터, 선물


센터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번엔 담당자가 잠깐만 기다려보란다. 한 가방 들고 온다.  드릴게 이것밖에 없다며 핸드크림이며 차를 챙겨주셨다.        

  금요일이라 밀리는 고속도로 대신 여유로운 국도를 택했다. 에어컨 아래 시원한 커피, 정리 후 모습을 떠올리며 개운한 마음에 날아갈 듯하다. 오늘 코칭 가정은 같은 연배다. 오랜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순 없지만 정리된 환경이 주는 여유롭고 편안한 기분으로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 욕심을 낸다면 다른 공간도 조금씩 바꿔가면 참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번엔 다 같이 도와서 정리했지만 내 살림이기에 언제나 내 손끝으로 해야 한다. 아무리 비싼 컨설팅을 받아도 내가 할 줄 모르면 유지가 쉽지 않다. 부족하더라도 내 손으로 하는 손끝정리법을 강조하는 이유다.


저녁 9시 줌으로 이루어지는 뇌 코칭 스터디에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마지막 장 토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어떤 분야든 이 주제로 나누는 시간은 스스로 찾아가는 변화와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 훗날을 기약해 본다. 마음이 가는 다문화가정 정리 코칭에 뇌 코칭 스터디로 오늘도 꽉 찬 행복이다. 감사합니다!



창녕군 가족센터,

배우고 나누는 다문화가정 옷장 정리 코칭 (2회기)

  6살, 4살, 2살 세 아이를 키우는 마음이 너무나 예쁜 엄마다. 바쁜 와중에도 정리하며 살려고 애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안방과 작은방에 크지 않은 2단 행거, 2칸짜리 미니 옷장, 4단의 플라스틱 미니 서랍 3개가 전부다. 다섯 식구의 옷을 보관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수납공간이다.


안방 벽면에 크지 않은 2단 행거와 작은방에 벽장에는 이불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물려받은 옷과 4살 터울 셋째에게 입힐 첫째 옷, 아이들 소품에 여행용 가방 등이 구분 없이 섞여 있었다.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겨울 패딩 등 철 지난 옷도 전부 행거에 겹쳐서 걸려있고 지금 입는 옷은 보관할 곳이 없이 건조대에서 빠로 걷어 입히고 있었다. 작은 옷장 2칸과 서랍장 4칸에는 각각 부부 옷이 계절 구분 없이 섞여 있었다. 부부 옷과 세 아이들 옷이 안방과 작은방, 베란다 건조대에 섞여 있어서 출근을 하고 등원을 시키기 위해서는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등 동선이 길었다.


오늘은 1회기보다 인원이 적은 데다 순차적으로 일을 가는 분 등으로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으로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옷을 모으고 분류 후 동선을 고려한 수납에 치중했다. 대표적인 몇 가지 옷 개는 방법을 시연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시작이다.

안방 2단 행거에는 남편 옷을 구분해 수납하고,  플라스틱 미니 수납장 2개를 나란히 두고 남편 속옷이며 실내복 양말을 수납했다. 또 다른 미니 서랍장에는 어린아이들이라 안방에 같이 지내는 만큼  수시로 갈아입힐 실내복을 접어서 수납했다.

정리 전 후

작은방 2단 행거 가득, 넘치게 걸려 꺼내 입을 수조차 없었던 아이들 옷을 전부 꺼내 구분했다.  지금 입는 옷과 철 지난 옷, 커서 한동안 보관해야 하는 옷으로 구분하고, 외출복과 실내복, 소품 등으로 구분했다.  옷장 높이 올려져 있던 빈 여행용 가방을 꺼내 한동안 꺼내지 않을 보관용 옷을 수납했다. 챙겨간 제습제를 곳곳에 요긴하게 사용했다.


벽장에는 보관용 이불과 보관용 옷을 접어서 수납하되 벽장이 깊은 만큼 가지고 리빙박스를 활용해 서랍처럼 당겨내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름표를 붙여 찾기 쉽게 했다. 동선이 좋은 안방은 출근하는 남편 옷을, 작은방 미니 옷장에는 엄마옷을 구분해서 걸었다. 미니 옷장에 딸린 서랍장 4칸 중 2칸은 남편의 보관용 옷을 접어서 수납하고, 입구 2칸은 엄마 속옷이며 잠옷, 실내복을 수납했다. 엄마 옷을 정리하며 눈을 의심했다. 너무나 미니멀한 옷이 없어도 이렇게 없나 싶을 정도로 적었다. 자신보다는 가족을 생각하는  소박해도 너무나 소박한 모습에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아까울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지만 4시간을 꽉 채웠다. 함께한 분들, 아무래도 옷 개기도 정리도 서툰 만큼 정리각은 아니지만  모두 꺼낸 후 묵은 먼지 닦아내고 작아진 옷, 해진 옷을 비우고, 구분해 동선을 고려한 수납,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공간 에너지가 올라가는 느낌이 선명했다.  돌아오는 내내 좀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통풍이 될 수 있도록 재배치도 하고 다른 공간도 좀 더 정리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결혼한 딸 집에 왔다가 더 못해주고 가는 엄마의 마음이 이런 걸까? 싶었다.


푹푹 찌는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에어컨 바람을 느낄 겨를도 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땀이 비 오듯 했다. 차에 오르자마자 에어컨을 켰다. 한증막이 따로 없다. 바깥 온도만큼이나 시끄러운 바람 소리다.  집도 마찬가지다. 바로바로 하면 일이 되지 않는다. 빨리 끝낼 수 있다. 하지만 미루고 미루다 보면 이 에어컨 바람 소리처럼 힘들게 또 오래 해야 한다. 가끔씩 엄두가 나지 않을 땐 포기를 부르기도 한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한다. 시원한 바람에 이내 땀이 말랐다. 돌아오는 길 내친김에 셀프세차까지 하고 나니 이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대구맛집, 양기생돼지양념구이

  곧 군대 가는 첫째와 잠시 떠나는 둘째를 위해 되도록이면 외식 자리를 자주 만들려는 남편, 지난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함께 하기로 했다. 9시를 훌쩍 넘긴 시각 모 대학가에 있는 맛집에 들렀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맛 집중에 맛집이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데 개운한 코칭 덕분에 더 맛있었던 게 아닐까!


식당을 나서며 코스라는 맥카페에  들렀다. 대학가라 그런지 그 시각에도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북적인다.  늦은 밤 귀가, 카톡이 와 있다.  오늘 정리 코칭이 있었던 고운 맘의 카톡이다.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제 마음이 엄청 편합니다'라는 대목에서 그동안 아이 셋 키우느라 수고로웠을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 가족센터 담당자가 "강사님, 지난번도 오늘도 너무 고생하셔서 다음에 전화드리면 안 받으시는 거 아니에요?"라며 웃는다. "그러게요!" 웃으며  화답했지만 그럴 리가 있나요!  


사계절 옷과 물건으로 정리를 어려워하는, 멀리 이국땅에서  당당히 한국인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 다문화가정의 결혼 이주여성 우리 가족들을 위해 내년에는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이 개설되면 참 좋겠다는 바람이다.  친정엄마의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달려갈 테다!

정리수납, 공간을 향기로 꽃 피우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

▶ 온라인 클래스 '클래스유'

시간과 돈을 벌어주는 딱 쉬운,
김주현의 행복한 정리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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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행복발전소 정리수납'

티셔츠 개는 방법

https://youtu.be/ACWtkZg8H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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