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에서 악셀 하케는 독자에게 받은 글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에게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라고 말하면 “왜 안 돼? 합법인데!”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저는 요즘 같은 시대일수록 품위나 예의 같은 ‘말랑말랑한 가치들’을 더욱 집중적으로 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딱딱한 법이 아니라 부드러운 품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라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될까요. 사람으로서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것은 무슨 기준으로 나누어질까요.
그래서 법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겠지요. 법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을 겁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법이란 것이 모양을 다듬어가며 지금 우리의 법으로 남아 있겠지요. 한 사람이 막강한 권력으로 공표한 법도 있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대부분 여러 사람의 합의로 법이 정해집니다. 그 법을 사회에서는 따르라고 합니다.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서이겠지요. 그냥 놓아두었다가는 혼란이 올 것이라 여겨 통제하는 것이지요. 그 통제가 누구를 위한 통제이냐에 따라 사회는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됩니다. 강자를 위한 통제는 세상의 약자를 괴롭힐 테지요. 반면에 약자를 위한 통제는 강자의 자유로운 삶에 불편과 제약을 주지요.
통제가 사람들의 무언의 합의나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지만, 문서로 이루어져 통제되지요. 계약서나 법의 형태이겠지요. 법도 하나의 계약이지요. 그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간의 계약서. 이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이것을 지켜야 한다는 계약. 그 계약의 법에 통제의 힘이 담겨있습니다.
법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구성원이 할 수 있는 것이 달라지지요. 사람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구분을 누군가 해준다는 것은 조금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최소한의 규정은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사람이 많아지고 사회가 복잡해지다 보면 법 조항은 점점 늘어납니다. 국회의원은 정치인이라 하지만, 본연의 업무는 법률을 만드는 사람이지요. 필요한 법이 있다는 요구가 있을 때 뜻이 맞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법안 제안을 합니다. 다른 관점과 의견이 논쟁 속에서 보완되어 법안이 만들어지거나 폐기됩니다.
법은 통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지요. 법은 무엇을 해야 한다는 도덕률이기보다, 무엇을 하면 안 된다는 성격이 더 강합니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의무적 사항이 더 많이 담겨있지요. 물론 권리를 담은 것이 법률 정신에 기본으로 깔려 있지만, 그것도 결국에는 누군가를 통제하여 그 권리를 보호하는 형태를 띠게 됩니다.
누구의 권리를 보호하냐에 다라 그것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의 행위는 제한될 수밖에 없지요. 임대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임차인의 행위를 제한하고, 임차인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임대인의 행위를 제한하지요.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에는 법을 넘어서는 말입니다. 합법이라도 그러면 안 되는 것이 많이 있지요. 법망을 빠져나가 행해지는 범죄 아닌 범죄, 그것을 막기 위하여 법은 제정되고 통제합니다. 그 통제가 사람을 옥죄는 것일 수 있지만,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자유인이겠지요. 딱딱한 법의 틀에 갇히지 않고 부드러운 품위를 지닌 자유인, 그들은 굳어버린 가치가 아닌 말랑말랑한 가치와 함께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