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창밖을 봅니다.
옥상 정원에 심어 놓은 단풍잎들이 화장을 시작했나 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잎사귀를 내기 위해 물오른 나뭇가지마다
봉오리가 맺혀 있거나 고사리 모양의 작고 연한 것이 몽글몽글 툭 터지려 했었는데 말입니다.
이제 그 손가락 모양의 잎사귀는 억세고 투박한 색을 털어내고
밖에서부터 안쪽으로 천천히 화장 붓으로 터치하듯
잎사귀 하나하나마다 색을 입혀주고 있습니다.
어디로 갈 것인가!
나의 것들은 저 잎처럼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지워질 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