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운더도 하나의 ‘가설 검증’이다
미국 투자자들이 시드 단계에서 창업자에게 가장 먼저 보는 것 중 하나가 팀 다이내믹이다. YC 인터뷰에서는 “왜 이 코파운더가 지분이 작은거냐?”라고 직접 물어본다.
아이디어나 시장만큼 중요한 건, 사람이 사람을 붙잡고 갈 수 있는 힘이다.
1️⃣ 코파운더도 하나의 ‘가설 검증’이다
시드 단계에서는 모든 게 가설이다.
프로덕트-마켓 핏만이 아니라, 사람-사람 핏도 실험 중인거다.
- 이 사람이 압박 속에서도 결정을 빨리 내리는지
- 프로덕트 방향성에 대한 충돌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 지분과 역할을 협상하는 데서 합리성을 잃지 않는지
- 동기부여를 스스로 유지하는지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결국 코파운더와의 결별이라는 큰 행사가 온다.
2️⃣ 대부분의 결별은 사람 문제가 아니라 사실 돈 문제다
미국 시드 기업들의 통계에 따르면 YC 등 유수한 초기 기업이 망하는 이유 80%는 코파운더 브레이크업인데, 코파운더 브레이크업의 80% 이상은 사업이 잘 안 돼서다.
결국, 브레이크업을 거듭하다보면 창업자는 뼈아픈 현실을 깨닫는다.
“사람을 지탱하는 데에도 자본이 필요한거구나…”
스타트업은 결혼보다 더 현실적이고, 자본주의적이어야 하는데, 창업자들은 결혼 이상의 로망을 품고 시작한다. 너무 많이들 그렇게 접근한다.
3️⃣ 코파운더로 시작하지 마라
처음부터 이 사람은 내 코파운더라고 정의하는 것, 그리고 이 취지를 밝히는건 매우-매우 위험하다. 미국에서 경험 많은 파운더들은 팀빌딩 3~6개월 동안은 팀원 또는 사업 파트너로 타이틀을 기대치를 낮추고 실무 호흡을 맞추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이 기간이 없이 시작하면, 프로덕트 비전·미션 같은 뼈도 살도 안 되는 얘기만 하다가 끝난다.
4️⃣ 결별은 제대로 된 필터링을 만든다
한 번 팀이 깨져봐야 안다. 사람 한 명 설득하는 게 얼마나 귀한지. 정말 친한 친구랑 창업한건데, 오랫동안 실무해본 이전 직장동료랑 창업한건데도, 새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달랐는지 가봐야 깨닫는다.
나는 사업 초기엔, 파운더 스스로 움직여야 하는 순간이 많다는 걸, 그리고 여의치 않으면 파운더 본인 홀로 잇몸 역할을 수개월 해내며 능동적으로 창업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깨닫고 시작하는걸 추천한다. 그래야 적당한 긴장감과 간절함을 필두로, 정말 필요한 사람만 데리고 온다. 사실 정-말 사업에게 필요한, 그러니까 우리 사업의 Trajectory를 확실히 바꿀 전문가에게 30-50% 지분을 주어 코파운더로 데리고 오는게 맞지 않겠는가.
4️⃣ 사람 설득이 곧 시장 설득이다
사람 한 명을 끝까지 설득하고 동행하게 할 수 있는 창업자는,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다.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창업자는, 고객도 설득할 수 있다.
시드 단계에서 이 스킬은 기술 스택 못지않게 중요하다.
결론.
미국에서 시드 투자자들은 코파운더 결별 경험을 리스크가 아니라 숙련도 지표로도 본다.
왜냐면, 그 경험을 통과한 창업자는 사람과 자본, 방향성을 동시에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시드 단계에서 단연 희귀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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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Outsome Founder Sprint 1기 Server-Kit의 Ted Kim (김태훈) 대표님.
*Server-kit 는 기업과 제조사들이 빠르고 쉽게 Ai Agentic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돕는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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