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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Oct 14. 2024

B2B 가격정책은 싯가입니다.

· 고객사에게 우리 가격정책을 공개하면 안되는 이유.

· 고객사에게 우리 가격정책을 공개하면 안되는 이유.

· 60% 마진율의 Outsome 이야기.

· 초기 스타트업 가격 정책 5계명.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한동안 동대문 밀리오레 쇼핑몰은 가격태그가 없는 옷을 싯가로 제안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가성비를 따지며, 내가 원하는 옷이 이미 매우 명확한 나에겐 매우 공포스러운 장소였다. 나에게 싯가는 고객을 기만하는 매우 불편한 현상이다.


당신의 고객사 역시, 솔루션의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며,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매우 뚜렷하며, 솔루션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쓰일지의 정의와 목표가 매우 까다롭게 설정된 사람들로써 보이지 않는 가격은 그들에게 매우 위협적이고 불편한 현상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초기 스타트업은 가격정책을 싯가로 해야 한다.


1️⃣ 옷을 구매하는 과정 VS 솔루션을 구매하는 과정.


스타트업의 솔루션을 구매하는 것과 눕시 파카를 구매하는 것에 본질적인 차이는 판매자에 있다. 소비자는 가짜가 아니라면, 가장 좋은 가격에 눕시 파카를 구매하는 것이 목적인 반면, 고객사는 해당 기업내 문제를 가장 잘 풀어줄 판매자를 선택하는게 목적이다.


전자에서 판매자의 역할은 제한적인데, 이는 소비자가 이미 원하는 상품을 정해놓은 상태에서 가격 경쟁이 주된 요인이기 때문이며, 구매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브랜드 신뢰도와 제품의 물리적 특성 외에는 특별한 차별점이 없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후자에서 기업고객은 단순히 가격을 기준으로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문제를 고려하여, 이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판매자는 단순한 제품을 파는 역할이 아니라, 고객사의 문제에 공감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한다.


이런 점에서, B2B 스타트업은 보기 드물게 솔루션과 판매자의 역할이 정확하게 50:50으로 비례되어 가치가 창출되는 사업이다. 가장 비슷한 예로는 의사가 아닌가 싶다. 


의사는 A) 살아있는 조직을 집도하며, B) 개인이 자생할수 있도록, C) 개인에게 특화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스타트업 역시 A) 유기체라고도 볼 수 있는 기업조직내 얽힌 문제를, B) 지속적인 기업의 성장을 위해, C) 그들에게 특화된 솔루션의 형태로 제공한다.


2️⃣ 스타트업의 가격정책 기본 원리.

의사의 비유로 돌아가면 쉽게 와닿을텐데, 거의 모든 큰 질병들에 대해 병원들은 공개적으로 가격정책을 게시하지 않으며,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크게 3가지 이유 때문인데, 


A) 각 환자마다 질병의 상태가 다르고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의 건강상태, 나이, 병력,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는 것,

B) 치료 과정에도 다양한 변수가 포함된다는 점 - 수술, 검사, 약물 처방, 입원 기간, 사후 관리, 회복 과정에서의 합병증, 예정보다 긴 치료 과정 등,

C) 의사들의 분야 전문성과 가용 가능한 의료기기와 기술이 다르다는 

점들이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위 세가지는 우리가 고객사에게 우리 솔루션의 가격을 싯가로 제안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로직이 된다. 이를 토대로 고객사와의 클로징 콜을 진행하고, 대략적인 가격대를 제안드리고, initial 견적서를 작성하고, 최종 invoicing을 진행하면 된다. 

*기업의 상태 분석 > 예상되는 변수 공유 > 우리의 전문성 어필 > 가격 제안.


3️⃣ 말도 안되는 Outsome의 가격정책.

나는 현재 굉장히 Minimal한 리소스가 들어가는 형태(한달에 5시간 미만)로 약 60% 마진이 발생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 핵심은 샌프란에 있는 YC 파운더들을 아시아에 있는 상위 1% 대학생/주니어 분들과 연결해드리는 것인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는 추후에 좀 더 자세히 공유하기로 하고, Outsome의 기괴한 가격정책 일부 부터 공유한다.


- 고객사는 한번에 6개월, 12개월치 월급을 지불한다.

- 고객사에게 1개월 무료로 인턴십을 제공해도 수익이 난다(인턴분들에게는 당연히 사례를 드린다).

- 채용되는 시점과 다양한 Milestone 달성시 Bounty 매출이 추가 발생한다.

*파운더는 샌프란 현지 대비 1/N의 가격으로 쥬니어를 채용하지만, 최대 80%에서 60%의 마진이 플랫폼에서 발생한다.

*급여나 업무 퀄리티에 대해 인턴분들과 파운더분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이는 기존 Recruiting 서비스의 가격정책과는 판이하게 다른데, 보통은

A) 월급에서의 일부 수수료를 매달 떼어가거나,

B) Full-time 채용시, 연봉에 20-25%에 해당되는 성공수수료를 받거나, (90일 이상 근무시 지급)

C) 해당 고객사의 Recruiter로써 활동하는데에 매달 고정된 Retainer를 받는


3가지 행태로 이뤄져있다.


지금도 진화하는 Outsome의 유니크한 가격정책은, 고객사의 상황에 맞춰 매번 싯가로 측정하고, 다각화했던 가격정책에 일환이며, 이는 높은 마진율을 유지할수 있었던 초기 전략중 하나였다.


결론. 


4️⃣ 가격정책 5계명.

첫째. 지금 유료화 하라.

유료화하는 것은 고객에 대해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이다.


둘째. 원가가 아닌 고객에게 창출되는 가치에 맞춰라. 

가격 정책은 순수하게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 기반하여 산출해야 한다.


셋째.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하지 말아라.

“경쟁사 대비 우리가 더 저렴해요..” 라는 로직은 투자자가 가장 경계하고 시장이 의심하는 우리의 경쟁력이다.


네번째. 가격은 평생 가는게 아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무려 2.2억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15~'24년에 걸쳐 약 2배에 달하는 ($12 > $23) 가격인상을 감행했다. 가격은 변한다.


다섯번째. 가격은 단순하게 설명되어야 한다.

많은 가격 옵션은 초기 계약 클로징에 의외로 큰 Friction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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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City Lights Booksellers, SF.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본인만의 가격정책 팁이 있다면 댓글에 인사이트를 공유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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