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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터진 제품이 미국에선 왜 안 먹힐까.

국내에서 잘 됐으니 미국에서도 잘 될 것이다..?

by Peter Shin


많은 창업자들이 시장 확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드는 착각은

국내에서 잘 됐으니 미국에서도 잘 될 것이다


라는 식의 단순 추론이다. 일부분 맞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은 언어만 다른 버전의 한국 시장이 아니며, 더 큰 시장으로 똑같이 복제하면 성장할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위험하다.


오히려 한국에서 잘 된 제품일수록 미국에선 더 빨리 한계를 드러낸다. 이유는


1️⃣ 첫째, 단순한 문화 차이가 아니라 문제 정의의 층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통하는 제품은 대부분 구조적 제약에서 발생한다. 노동력의 상대적 저렴함, 의사결정의 중앙집중화, 관계 기반의 세일즈, 높은 밀도의 온라인 사용자 환경 등. 이런 시장에서는 편의성이나 자동화 툴 하나만 만들어도 금방 바이럴이 일어난다. 하지만 미국 시장은 문제의 종류가 다르다. 시장의 비효율은 제도적, 산업적, 프로세스적 차원에서 발생하며, 단순한 제품 편의성으로는 뚫리지 않는다. 한국에서 강력했던 기능적 우위가 미국에서는 테이블 스테이크가 되는 이유다.


2️⃣ 둘째, 가장 큰 착각은 경쟁 구도의 스케일이다.

한국에서 치열했던 경쟁은 미국에서는 대부분 niche 수준이다. 반대로 미국에서의 경쟁은 아예 다른 리그다. 자본력과 실행력, 파트너 생태계, 전통 기업의 레거시 시스템이 얽혀 있어 단순한 제품 품질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한 팀이 미국에선 왜 ‘정체’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설명이 된다. 시장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3️⃣ 셋째, 한국에서 성공한 경험은 미국 진출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편견이 될 때가 많다.

미국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제품이 아니라 재정의다.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고객군을 다시 좁히고, 가치사슬을 다시 뜯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 성공 방정식을 버리는 순간부터 새로운 확장 기회가 열리기 때문에, 미국 진출시 가장 많이 요구되는 파운더의 역량은 내려놓는것이다.


이는 미국은 한국의 확장판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문제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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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Outsome US Track 세션중인 멘토 Phoenix Carnevale, Ajay James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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