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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Aug 20. 2024

스타트업이 폭리를 취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

스타트업이 처음부터 BEP를 달성할수 있는 이유



· 스타트업이 처음부터 BEP를 달성할수 있는 이유
·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되는 이유
·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얼마전 Fast-Track(나와 진행하는 1:1 멘토링 프로그램)을 밟고 있는 파운더에게 가격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고객에게 얼마를 받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질문 자체로만 봤을땐, 어떤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보면, 이 질문은 스타트업의 여러 상황을 내포한다.

첫째, 경쟁사 또는 대채제에 대한 우리 이해의 깊이.
초기 스타트업들이 가격을 고민하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잠재고객들이 우리 서비스를 이 돈 주고 쓸까에 대한 미지의 두려움과 고민에서 비롯된다. 멘토링을 받고 있는 서비스의 경우, 많은 대체재와 경쟁자가 존재하는 서비스임을 밝힌다.

예를 들어, 우리 스타트업이 Ai 기반의 메신저 2.0을 만들어 기존의 메신저들을 대체하겠다고 하자. 단순 이 계획만을 가지고는 가격정책을 논하기는 쉽지 않다. 카카오톡을 더불어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 DM, 네이버 블로그 쪽지, 당근마켓의 채팅기능까지 대화들을 점유하는 강력한 대체재들이 이미 존재한다. 이들은 무료이며, 사람들의 다양한 문제 영역들에 걸쳐(결제, 쇼핑, 선물하기, 예약) 최적화된 Interoperability까지 제공한다. 가격에 대한 고민은 이미 시장에게 제공되고 있는 경쟁사 그리고 대체재에 대한 인지, 분석에서 시작된다.

둘째, 우리가 누구의 어떤 문제를 푸는가에 대한 정의.
월 2천원인가? 월 200만원인가?
사실 이에 대한 답변은 누구의 어떤 문제를 이 메신저가, 즉 우리 서비스가 푸는데에 달렸다.

우리 Ai메신저가 Klara 또는 Spruce Health와 같이 미국내 의사와 환자의 비대면진료를 위한 메신저라면? 상황이 다를것이다. 누구의 문제를 정의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대체재와 경쟁사는 많다. 한 단계 더 들어가보자.

미국에서 발생하는 의사와 환자간의 원격소통의 총량이 100이고 그중에 70-80이 가정의학과, 이빈후과 등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자. 만약, 당뇨병 또는 정신과 처럼, 주치의와 환자의 주기적인 소통이 매우 중요한 과목에 집중한다면? 해당 과목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발생할수 있는 비대면 진료과정내 소통 문제에 집중한다면? 좀 더 우리 제품이 줄 수 있는 가치와 이에 동등한 대체재의 가격 비교군들을 도출하기가 쉬워진다.
 
정리하면, 가격정책을 고민한다는 것은
1) 누구의, 2)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일반 직장인에게 Startlink 인터넷망을 판매한다면 직장인은 얼마를 내야 할까?
반면, 전쟁에 참전하는 정부에게 Starlink 인터넷망을 판매한다면, 정부는 한명의 군인당 얼마를 내야 할까?
같은 기술이지만 후자의 경우 생명을 살리는, 나아가 국가의 승패를 가름짓는 기술이 된다.

결론, 폭리를 취해야 한다.

'폭리'라는 단어가 강하게 들릴수 있겠지만, 초기 스타트업이 풀고 있는 문제는 소수의 강력한 수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강력한 수요를 해결한다는 것은, 고객의 지불의사가 너무 강력하여 원가 또는 기존 대체재에 근거한것이 아니라, 창출되는 새로운 가치에 근거한 것이다는 뜻이다.

예시이지만, 동부에서 서부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오랜시간 함께 한 담당 정신과 의사와의 단절을 앞둔 환자에겐, 똑같은 우리의 Ai 메세징앱은 앞으로 새로운 지역에서 정신과 의사를 찾는데 실수하며 소비하게 될 수백 수천만원, 수백 수천 시간의 가치를 담아낸다. 

새로운 가치가 형성되는 이런 상황에서 환자는 우리의 솔루션을 통해 기존 시장에 대비해 폭리를 취하게 되며, 우리는 월에 무료로 제공되는 메신저 앱 시장에서, 월 고정비(예: 20만원)을 받아내는 폭리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초기 스타트업의 폭리란 유저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기대하는 가치를 훨씬 상회하는 가치를 인정 받는 것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option이 아니라, must이다.

따라서 창업가는 우리의 솔루션이 소수의 고객에게 너무나 큰 가치를 제공해서 언제든 폭리를 선택할 수 있는 지형에 놓이게 해야 한다.
이것이

· 
스타트업이 처음부터 BEP를 달성할수 있는 이유,

·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되는 이유,
·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이다. 




· 사진은 지난 겨울 방문한 런던에서, 기분좋게 폭리당한(?) 해리포터 샾 내부.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petershin.beehii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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